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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꾼 Jan 16. 2022

충분한 이완, 자궁은 똑똑해.

나에게 이완이란?

새벽 6시,

일찍 일어나고 싶어도 잘 되지 않던 새해였다.


어쩜 오늘은 내 몸이 일찍 일어나고 싶었고 깊이 있게 새신 됐나 보다.

여성이라면 호르몬의 작용으로 몸이 새신 된 기분을 동감할 수 있다. 새로 태어난 기분.





"자궁은 진짜 똑똑해요." 선생님 왈.


어제는 월경 중에 둘 쨋날로 하루 종일 앉아 고되게 임신부 요가 수업을 들으며 자궁과 호르몬, 임신과 출산에 대해 공부했다. 집에 얼른 마치고 가길 기대했는데 이유는, 설레게 기다려온 입주민 첫 요가 레슨이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상상했다. 요가 수업을 재밌게 마치고 기분 좋게 일어날 부부의 개운한 모습, 내가 이 수업을 얼마나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지 흔들림 없는 모습. 요가 티쳐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겪는 순기능으로 직업의식이나 자기 비전을 재점검 하기에 정말 좋다. 명료해진다.


그렇게 행복하게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갈비를 고봉밥에 맛나게 먹었다. 아마 두 그릇 정도 되지 않았을까? 갈비도 꽤 많았다. 이도 턱도 좋지 않은데 정말 맛있게 씹어가며 먹으면서 생각했다.

'이 식욕은 어떤 허기로부터 오는 걸까. 난 왜 늘 이렇게 식욕이 강할까. 난 왜 과식을 할까? 대체 호르몬 너..'


안다. 지금 과식하고 있다는 걸.

'월경 중이니까~' 그렇게 먹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했다. 정말 노곤 노곤했다. 몸의 피부결이 참 거칠구나, 아랫배가 참 묵직하구나, 이 묵직한 배는 언제 즘 풀릴까? 하며 소화를 시키고 잠을 청했다.




꿈속,


밝고 투명한 햇살이 비치는 오후, 천막 같은 가림막 밑에 햇살과 그늘이 교차되는 나무 바닥의 넓은 공간이 있다. 거기서 나는 춤을 추고 있다. 나뿐 아니라 20명의 티쳐 트레이닝을 같이 받는 사람들은 몸을 움직이고 있다. 사실 꿈이라 누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은연중에 몇몇 얼굴을 본 듯하다. 일반 사람, 춤꾼, 퍼포머가 춤을 추고 있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었다. 춤은 서로 연결되고 엄청 닳아올랐는데 나름 대본이 있었는지 클라이맥스를 지나자 서서히 마무리가 되는 과정이 인상 깊었고 꽤 길었다. 그렇게 종료.


춤추던 누군가 질문한다.


"재밌네요. 흥미로웠던 건 일반인인 저는 클라이맥스에서 마지막 잔잔해지는 엔딩까지 연결하는 구간을 어떻게 넘어가야 할까? 고민했어요. 그런데 실력자분들은 확실히 다르네요. 어떻게 그렇게 덜덜 떨면서 춤의 고조를 다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켰죠? 대단해요!"


한 퍼포머가 이렇게 이야기하자 너도나도 방금 춘 춤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했다. 나는 그 과정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연출가였다. 나보다 선생님 격인 분께 왜 이렇 과정이 생겼고 이렇게 꾸려 진행되고 있는가를 청중을 포함해 의도를 설명했다. 꿈에서 나는 나를 보았다.


매우 행복해 보였다.


'아, 나 지금 정말 되게 행복하구나.'

정말 멀지막히 떨어져 므흣한 마음으로 꿈속에 나를 보며 생각했다.

반 수면 상태, 그때 자궁에서 묵었던 생리혈이 나오는 게 느껴졌다. 몇 덩이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충분한 이완으로부터 오는

행복감.

그리고 자궁의 솔직함.



2021.1 차를 마시던 사람들 퍼포먼스 현장 사진
성수동에서 사람들과 퍼포먼스를 진행했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제공 / ⓒ옥상훈



월경 중에 배뭉침은 속으로도 꽉, 마음과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라서 과식이나 잠을 몰 아자기 또는 늘어지기 일쑤다. 꿈에서 잠재적으로 갖고 있던 알 수 없는 순간이 한 장면으로 발현됐고 그 안에서 내 의식은 '지금 내가 매우 안정적이고 행복하구나'하고 안정과 안심을 느꼈다. 자궁은 똑똑했다.


그리고 눈을 뜨지 않고 잠시 행복한 꿈을 음미하며 깨달았다. 오늘 아침 내가 얼마나 개운하게 눈을 뜰 수 있을 거라는 거. 새벽 6시 말끔히 일어나 기분 좋은 정신으로 모과차를 만들어 이렇게 앉아 글을 쓴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거울을 보니 지난밤 거무티티하고 붉게 났던 피부 트러블은 다 가라앉아있었고 묵직한 아랫배는 쏙 들어갔다. 소화도 잘 되었고 마음도 너무 상쾌했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나의 무의식을 알아차리고 내 몸과의 상관관계를 의식적으로 느껴보자.

진짜 내 몸은 무얼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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