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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꾼 Jan 22. 2022

숨고, 요가를 찾는 이유

뭉클한 전화



1월의 셋째 주,

아침 7시 30분에 기상을 해서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마터니티(모성애) 요가인 산전 산후 요가 티처 트레이닝 수업을 받는다. 어느새 3주 차에 접어들었다. 나의 또래(?) 요가강사들이 제주도, 여수, 춘천 각지에서 여성을 위한 요가를 수업받기 위해 모인 자리이다.


티처 트레이닝을 하게 되면 늘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곤 하는데 명상을 오전, 오후 필수로 한다. 그 안에서 존재 그 자체 또는 자기 비전을 볼 수 있다. 



그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숨고앱을 확인했다.


* 숨고 : 고객의 필요에 따라 자신이 필요한 분야의 숨은 고수를 찾아주는 매칭 서비스


코로나로 그룹수업이 휘청한 지 벌써 2년째, 개인 레슨을 시작한 계기. 


숨고는 고수가 활동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고객 요청서가 무작위로 온다. 내용은 매우 간편한 편이라 구체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매칭이 성사되는 확률은 매우 낮으니 관심을 끄고 살아야 한다.


20대 여성인 고객

개인 레슨 요청이 들어왔다. 


상담을 진행하고 꼭 수업에 임한다. 소심한 나는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이 사람이 불편해할 수 도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지만..... 통화를 해보고 수업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건다.








"여보세요?"

"아.. 안녕하세요."

"네! 혹시 요가 수련하시려고 문의하셨는데 제가 수업의 방향도 잡고 또 미리 준비해 가면 좋을 것 같아 문의 전화드렸어요. 왜.. 요가를 레슨 받아보셔야겠다 생각하셨나요?"


"저 중요한 일정이 빠듯하게 남았는데 그 사이에 체중감량을 좀 확실히 해보려고요."

"아,..!"


체 중 감 량


(아시다시피 요가의 목적은 체중감량과 관계가 없다............ㅜ_ㅜ)


나는 차근히 고객의 니즈에 대해 나의 생각을 말한다. 또 고객이 원하는 방향 또한 수렴할 수 있는 부분에서 내가 어떻게 준비해 가고 케어할 것인지 말해준다. 서로 신뢰해야 하니까.. 하지만..

"제가 최대한 도움드려보겠지만,.. 사실 요가를 한다고 바로 살이 빠지지는 않을 거예요."

고객은 전화통화 목소리 뒤로 떨림이 있었다. 나의 진솔한 대답에, 그녀도 진솔하게 대답해주었다.



"사실.. 잠깐 요가를 해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극심한 스트레스로 매우 힘들었었어요. 아무래도 지금 그래서 요가가 생각이 났나 봐요. 치유가 되는 기분을 느꼈고 그 시기를 잘 넘겼었거든요..."



떨리는 목소리가 나의 코를 커 찔렀고 사실 눈물이 찡긋 맺혀서 놀랐다.

그런데 내가 괜히 그 속사정에 너무 마음이 동했다는 사실을 알리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애써 참고, 친절히 그녀의 힘듦에 나의 요가 수업을 통해 정신적으로 옆에 잘 있어줄 수 있다는 신뢰를 심어주며 전화를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나는 생각했다.


"그렇지, 난 이래서 요가를 하지. 이래서.. 요가 수업을 하지.. 이게 다지. 내 목적."


사랑과 진실. 당신은 충분하다... 

나는 에너지가 매우 큰사람이다.. 에너지를 나누는 사람이다.

난 알고 있다. 그래서 감사하다. 나를 사랑한다.

자신을 사랑하자. 자신의 일을 사랑하자.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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