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뚱이 SNS 안 하니?
생리 예정일이 지났다.
5일째 월경도 없다.
예정일 하루가 지났을 때는 기뻤고
이틀이 지났을 때는 의심스러웠고
삼일이 지났을 때는 남편과 아기를 키우는 모습이 상상됐다.
사일이 지났을 때는 내 자궁에 정말 이상이 있으면 어쩌지 두려워졌다.
임신테스트기 1줄, 비임신.
잠을 뒤척뒤척 설치다.
임신이거나 비임신이거나 둘 중에 하나인 현재에서 나는 어디에 마음을 둬야 할지 몰랐다. 생소하고 난감했다. 임신테스트기가 1줄이지만 마음을 접어야 하나? 아니면 임신일지도 모르니 아직 기다려보면서 기쁜 마음을 가져야 하나? 아니면 생리가 늦어진 이유를 찾으면서 왜 이번 달에 이렇게 늦어진 건지 고민해봐야 하나?
12주 임신 초기까지 화학적 유산도 괜찮다. 단지 기냐 아니냐에 따라 마음을 먹고 싶은데 그럴 수 없다는 게 낯설고 불쾌하다.
마음은 정확한 상태를 요구한다.
"그래서 좋아? 싫어?" "네가 끌리는 게 뭔데?" "나도 모르겠어." "그럼 마음이 없다는 거네."
이유를 묻고, 답변하고, 명료한 상태를 취한다. 그렇지 않으면 면발 끊듯이 뚝! 마음 닫는 게 심간 편하다 하고 포기 선언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법이 마음.
자매들한테 전화를 돌린다.
여동생 : "언니, 너무한 거 아니야. 지금 미혼인 동생한테 임신 얘기를 하면 어째.. 난 공감을 어디서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야~"
큰언니 : "좀 더 기다려봐~ 마음 급하게 먹지 좀 말고~!!"
전화를 끊고선 말로 뱉은 마음을 달랬을 뿐 전혀 해결되지 않는 여성으로서 터덜 터덜 걷는다.
사랑하는 몸뚱이 SNS
'그래 내 몸뚱이만 진실을 알겠지..'
전화를 걸어볼 수도 없고, 피드를 살펴볼 수도 없다. 정보도 주지 않고 알림 설정 기능도 없다.
과연 난 현재 임신 상태 일까 비임신 상태 일까?
건강한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