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최고의 가성비 수제버거 맛집
세상에 햄버거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다. 그런데 나는 그 중 조금 다른 과정으로 햄버거를 좋아하게 된 케이스가 아닐까 싶다. 일단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햄버거를 본격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한 것이 중고등학교 시절일 것이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홀릭되기 시작하여 햄버거에 대한 애정을 키우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어릴적부터 햄버거를 최애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내가 먼저 선뜻 햄버거를 먹으러 가자고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사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구지 지금도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 일부러 가지는 않는다. 그런데 뒤늦게 내가 햄버거를 좋아하게 된 것은 수제버거들 때문이었다. 왠지 모르게 정성이 들어가 있는듯 하면서 동시에 본연의 존재가 '햄버거'이기 때문에 간편할 수 밖에 없는 수제버거의 존재는 마치 빠른 템포의 음악을 잘 소화하는 발라드 가수처럼 매력적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햄버거가 대중의 관심의 중심으로 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역시나 여러차례 가보았던 쉑쉑이나 다운타우너, 브루클린 더버거 조인트도 그렇고 국내에 딱 한번 이벤트 행사로 인앤아웃이 가로수길에서 이벤트를 하였을때도 나는 빠지지 않고 줄을 서서 버거를 먹었다.
그런 많은 버거들에게는 다양한 평가를 붙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쉑쉑은 느끼하고 가격이 높지만 특유의 분위기 (매장 분위기를 포함한다.)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비용을 지불하고 먹을만하며 브루클린 더버거 조인트는 그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더 나은 버거를 준다. 물론 그보다 좀 더 찾게 되는 것은 회사 근처에 있는 자코비 버거이지만,
내가 쉑쉑이나 다른 여타의 버거들보다 자코비 버거를 좋아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가성비가 돋기 때문이다. 그렇다. 수제버거는 맛이 있지만 그만큼 가격이 높다. 공장에서 만들어진 냉동패티를 녹이고 세트포장으로 납품되는 재료들을 단순 조립하지 않는 덕분에 재료비나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다. 일단 고급지게 석쇠에서 고기가 구워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어느 정도의 돈은 꼭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패티가 구워지는 모습을 지긋이 보면서도 그만큼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수제버거집도 있다. 오늘의 맛집은 바로 그런 저렴한 수제버거가 있는 성남의 '스탑버거'이다.
비가 엄청나게 내리던 일요일 아침 나와 두 아들 그리고 아내님은 장대비를 뚫고 버거향기를 따라 성남으로 갔다. 이곳의 위치는 8호선 수진역 앞이다. 수진역에서 내린다면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다. 왠지 뭔가가 없을 것만 같은 길을 가다 보면 이디야 커피숍 뒤로 스탑버거가 보인다.
https://store.naver.com/restaurants/detail?id=38692277
일단 입구에서 먼저 한번 놀란다. 수제버거가 2,000원이라고?
2,000원이라면 우리아이들이 동네에서 뽑기를 돌리려고 해도 1,000원이 모자라고,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기 어려운 돈이며, 버스로 어딘가를 왕복으로 오고갈 수도 없는 금액이다. 비록 단품이지만 2,000원은 문화 충격이 아닐 수가 없다.
그 가격이 실화인지 확인하기 위하여 메뉴판을 한 번 다시 본다. 다시 보니 2,000원 짜리 버거가 있는 것도 그렇지만 아무리 비싼 버거도 단품으로 5,000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 더 충격이다. 순간적으로 지금까지 먹었던 버거들에게 약간의 배신감을 느낀다.
실내 인테리어는 심플하다.
레고/주변학교와 Join되어 있는 행사안내/그리고 버거 관련 정보들이다.
주변에 학교들이 있고 그 학교의 학생들이 주된 고객들이어서 그런가 학교와 연계된 행사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또 한편 맥주를 팔고 있는 것을 보니 성인 홀손님들도 많은가보다. 우리가 간 날은 비록 비가 많이 온 날이어서 그랬지만 혹시 비가 오지 않으면 밖으로 트여 있는 테이블에서 맥주와 버거 그리고 닭강정의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이 가능해 보였다. 물론 나는 술을 마시지 않지만 말이다.
버거에 대한 정보들은 정말 다양한 형태로 여러 벽에 적혀 있었다.
예를 들어 매출 순위라던지 (... 이런걸 공개하셔도 되나요? 사장님), 각 버거들의 재료 구성이라던지, 혹은 결정장애인을 위한 버거 가이드라던지,
아마도 사장님이 직접 하나하나 손으로 적으신듯 하다. 정성이 돋보이지만 예쁜 손글씨라면 더 좋았을 듯 하다.
사장님이다. 패티를 눌러서 없애 버릴 기세다.
자 그럼 이제부터 믿을 수는 없겠지만,
초등학교 1학년 아들, 4살아들, 아내 그리고 내가 함께 먹은 리스트들이다.
각 버거들은 그 버거의 이름이 적혀 있는 깔끔한 포장지에 넣어져서 나온다. 맥주를 한잔 하신 아내님은 맥주 역시 괜찮다는 이야기를 해 주신다. 그리고 우리는 자그마치 버거 6개와 많은 사이드메뉴들을 먹고 거기에 치킨 서비스까지 받았다. 이렇게 죽도록 먹었는데도 금액은 겨우 3만원....
3만원이라면 쉑쉑에 가서 쉑더블에 음료 그리고 감튀를 시키면 2명이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물론 버거는 2개 뿐이다.
이정도면 가히 감동적인 수준이 아닌가싶다. 물론 맛 역시 평균 이상의 버거 맛을 보여준다. 단연 가성비에 있어서는 킹! 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성남 인근에서 맥주한잔 혹은 한끼를 맛있게 먹고 싶은 모든이들에게 강추한다.
스탑버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