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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eseung Mun Jul 01. 2018

홍천여행기 (개암벌용소관광농원)

완전한 자연속에서 느낀 홍천 산기슭 속의 1박 2일 여행

잠시 한 눈을 파는 사이 여름은 훌쩍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낮이면 30도 가량 까지 오르는 날씨도 그렇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마의 여파로 신발이 통째로 젖을 때도 우리는 본격적으로 여름이 왔음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시작된 여름의 입구를 한껏 즐기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지는 바로 홍천이다. 홍천은 대명 리조트로 유명한 곳이지만 우리는 그보다는 캠핑이 가능하면서도 펜션도 함께 사용이 가능한 개암벌용소관광 농원으로 목적지를 잡았다.


출발은 토요일 오전 10시였다. 홍천을 가는 길은 양양간 고속도로를 타고 가게 된다. 양양고속도로를 타고 갈때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이시간의 제일 큰 단점은 다름 아닌 바로 설악IC에서 가평 구간까지가 항상 막힌다는 것이다. 가평휴게소를 중심으로 차가 막히는 현상은 하행선 뿐만 아니라 상행선 역시 마찬가지이다. 동홍천IC를 지나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조금 지나 와인딩이 있는 길이 나온다. 여기 정도까지 오면 우리의 목적지가 정말 깊은 산골짜기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점점 더 길이 좁아지기 시작하면 차선은 왕복 1차선으로 바뀌고 그렇게 바뀐 1차선 길 역시 꽤 오랫동안 오르게 된다. 그리고 얼마나 더 가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때 이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엇다.



일단 늦었지만 도착을 한 후 바로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첫끼부터 메뉴는 호화롭게도 송어회이다. 개암벌용관광농원이는 캠핑사이트와 펜션동도 있지만 식당도 함께 있다. 이곳은 송어 전문 식당인데 회 말고 탕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송어어는 자칫 잘못하는 식당을 가게 되면 일면 '흙맛'이 나는 법이라 같은 송어고 할자리도 맛있는 집을 찾아야 하는데 이곳 개암벌용소관광농원의 식당은 정말 맛있고 신선한 송어회식당이었다. 콩고물에 야채를 섞고 거기에 소스를 부어 함께 먹는 송어회는 정말 별미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농원에서 키우고 있는 보더콜리 종의 개(절대로 강아지가 아니다. 개다.)는 송어회를 받아 먹는 놀라운 광경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쯤되니 우리가 서울을 벗어나 진정한 여행을 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놀이를 위해 텐트를 치고 짐을 풀기 시작했다. 펜션동은 충분히 한 가족이 쓰기에 크기가 충분하고 사실 내 생각에는 5~6명까지는 크게 문제가 없어 보였다. 펜션동 안에 식사를 위한 밥솥이나 냉장고와 인덕션이 있었고 그릇과 수저 및 가위도 모두 구비되어 있다. 아이들은 금새 물놀이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하였고 우리는 모두 물놀이용 복장을 하고 구명조끼와 튜브를 챙겨서 계곡으로 향했다. 용소계곡은 아직 사람의 손이 많이 닿지 않은 느낌의 계곡이다. 일단 농원의 숙소 위치에서 계곡까지의 거는 그냥 바로 앞이라고 보면 된다. 계곡은 비가 와서 그지 유속이 꽤 빨라서 어린 아이들은 가능한 구명조끼를 하면 좋다. 계곡의 깊이가 꽤 깊으니 더욱 그렇다.



우리나이로 5세의 아이들은 조금 얕은 계곡 물에서 놀고 9세의 어린이와 어른들은 깊은 계곡에 몸을 담구었다. 하늘에는 구름이 없어서 썬크림이 필요없었고 햇살없으면서도 춥지 않은 날씨는 물놀이를 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였다. 큰 아이는 물살에 몸을 맡기고 바위를 내려오며 워터슬라이드라며 감탄했고 어른들은 게속 물에 등을 맡댄채 잠시 하늘을 보면서 여유를 만끽하였다. 2시간쯤 물놀이를 하였을까 이제 충분히 놀았다는 마음에 계곡을 나왔다. 노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올라온 우리는 샤워를 했고 깨끗한 몸으로 텐트에 누우니 잠이 절로 들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여행의 저녁은 숯붙에 구운 목살이다. 바베큐 틀은 기본적으로 농원에서 제공해주고 고기만 사오면 바베큐에 문제가 없다. 맛난 고기와 소시지 그리고 냉장오징어를 모두 구워먹고 한가롭게 경치를 보면서 우린 신선놀음을 하였다. 나는 비록 술을 마시지 않지만 술을 좋아한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경치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기 안에 있으려니 기분이 좋지 않을 수가 없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밖은 칠흙같은 어둠으로 깔리기 시작하였다. 농원의 근처에는 일단 전기 조명을 사용하는 주거가구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저녁 11시 정도가 넘자 농원을 등지고 서 있으면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아래 아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사진처럼 깜깜한 사진을 찍을 수 있기도 하다.) 이런 광경은 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정말 낯선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멀지 않은 곳에서 계속 쏟아지는 계곡물 소리를 함께 듣는 것까지 우리는 시각적으로나 청각적으로나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날이 좋고 마음이 즐거우니 아이들 역시 새벽 1시까지 신나게 놀고 어른들이 잠들 시간까지 버텼다. 그리고 어른들은 자그마치 두팀 합쳐 7골의 골 퍼레이드가 열린 2018러시아 월드컵의 프랑스:아르헨티나의 16강 경기를 보았다. 여행이 재미 있으려니 우주가 우리를 도와주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숯불이 모두 재가 될때까지 시간을 함께 태운 후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은 우리의 예상과 같이 비가 왔고 수중에서 전투적인 마음으로 텐트를 걷었다. 비록 우리의 그늘막 텐트에 물이 조금 들어와서 빨래감이 늘었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는 않았다. 오히려 방수가 되는 텐트를 치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더 많은 캠핑용품을 구매해야겠지만 말이다.) 원래 비가 오지 않으면 다시 계곡으로 들어가 신선놀음을 하려고 했던 계획은 포기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하지만 그런 아침의 빗줄기가 다음에 개암벌용소관광농원에 다시 오라는 하늘의 계시로 느끼기로 하였다. 모든 짐을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강한 빗줄기 덕분에 느리게 와인딩 길을 지났고 덕분에 홍천의 산길을 조금 더 여유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꼭 올해 안에 다시 한 번 이곳을 찾아 이곳을 매력을 100%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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