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Apple Special Event가 미국 시간으로 3월 25일 진행되었다. 최근 들어 애플이 신형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에어를 깜짝 발표하더니 이내 아름다운 검정 실루엣으로 런칭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던 에어팟을 예전과 동일한 하얀색으로 출시하더니 이내 자신들의 특기인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의 영역을 중심으로 폭격을 퍼부었다.
그럼 모든 것에 앞서서 애플의 진행 단계를 한 번 보자. 그냥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애플이 지향하는 Industy Stage Level을 생산자 유형인 'Manufacture', 유통자 유형인 'Distribute', 혼합 및 재생산자 유형인 'Combine/Curate' 그리고 마지막으로 창조자 유형인 'Create'로 분류해봄
-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의 거대한 성공
- 애플TV는 아직 시장의 Dominant한 Player가 아님
- 애플TV를 장악해야 Living Room Experience를 장악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음: 경쟁자는 기존TV제조사, 애플TV의 경쟁인 셋탑, 콘솔 디바이스, 크롬캐스트 등 USB 타입 형
- 구글이 크롬캐스트나 크롬북으로 접근하는 방식에 비해서 애플의 방식은 더 하드웨어적이고 무거움
- 앱스토어, 아이튠스, 애플뮤직 등
- 3rd Party의 유통망을 형성해줄 뿐 별도의 개입은 없음, 애플이 Manufacture 단계 이후로 잘 하던 분야
- 유통망형 플랫폼이기 때문에 Industry에 대한 이해도의 부담이 3단계 및 4단계 대비 낮음, 하지만 이와 동시에 유통망 플랫폼으로는 고객을 강하게 Lock-in시키거나 팬덤을 형성할 수 없음
- 현재 공개된 범위 내에서는 게임 플랫폼인 Arcade가 여기에 해당할 것으로 보임
- POI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고객의 Taste에 맞게 재 맵핑하는 지도 서비스가 3단계에 해당한다면 애플은 이미 실패를 겪은 분야임
- 기본적인 콘텐츠 서비스들이 여기에 해당함: 미디어, 매거진 등
- 이번 'Apple Special Event'에서 News+ 및 Pay가 여기에 해당할 것으로 보임
- 애초부터 스티브 잡스는 픽사가 성공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로서 함께했지만 그것은 애드캣멀의 결과물이지 잡스의 결과물이라고 하기는 어려움
- 이번 애플TV는 2단계인 유통자형이었다가 갑자기 4단계의 창조자형으로 혁신에 성공한 넷플릭스를 정조준하고 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님, 더욱이 이 영역은 아직 구글이 진입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구글이 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영역으로 생각됨 (오히려 아마존은 언제나 콘텐츠를 중시하기 때문에 넷플릭스/애플/아마존의 경쟁구도가 될 수 있음
이 단계 분류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당연히 디바이스 제조로 인한 수익창출의 한계를 느끼고 고객들을 다른 애플 Cash Flow로 Lock-in시키기 위함임: 하지만 1, 2 단계의 정복자가 3, 4 단계의 정복자가 된 경우가 있었나? 이건 마치 몽골이 유럽대륙을 점령하지 못하고 로마와 나폴레옹이 아시아를 점령하지 못한 것과 같을지도 모르겠음
어쨌든 먼저 이야기 하자면 1. 고객의 아날로그 to 디지털의 경험 전환은 난이도가 높은 과제이며, 2. 전환비용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출된 비용보다 충분히 높을 수도 있음
서비스와 콘텐츠의 땅에는 나름 그 땅만의 괴물들이 살고 있는 법이니까... (디즈니? 텐센트?)
이제 본격적으로 Apple Special Event에 나온 서비스들을 각각을 분석해 본다면
- Live Cover Pictures을 중심으로 하는 동적인 UI는 애플의 잘 가다듬어졌고 미적 감각이 충만한 '것들(Things)'을 만든다는 기본 철학에 충실하고 있다. 갑작스레 조니 아이브가 디지털 디자인 전략에도 기여하고 있는지 궁금함
-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싶어하는 욕망이 퍼져나가고 있음, 그런 면에서 이미 워싱턴포스트지를 인수했던 제프베조스의 혜안이 돋보임, 매체라는 영역에 대한 깊은 이해도는 팀쿡보다 제프베조스가 몇 수는 높을 것으로 예상됨
- 잡스가 언제나 강조하였던 인문학적 Approach는 머신러닝만으로 아티클을 추천하지 않고 머신러닝 이외에 인간 에디터들의 추천을 병행하는 로직을 통해 드러남
- LA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참여한 진짜 뉴스 콘텐츠는 기존 개별 뉴스 매체들의 Subscription형 프리미엄 서비스의 일부 시장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됨 :실제로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우 1년 구독 기준 15.6$를 지불해야 함, 그렇다면 그런 프리미엄 뉴스 매체를 8개 정도 정기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통합형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받는 애플 News+가 강점이 있음 (매거진은 덤이라고 생각)
- 매거진 중심적으로 생각한다면 300개의 매거진을 1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보는 것이 매력적이지는 않아 모임, 여러 개의 매거진을 정기구독하는 사람이 드물지 않을까 싶음, 결국 서비스명이 News+가 된 것 역시 매거진이 아닌 뉴스 매체가 중심이 되는 그림이 아닐까 함
- 게임에서의 경쟁을 개별 게임에 대한 Payment가 아닌 Whole서비스에 대한 Subscription 모델이 가장 큰 특징으로 보임
- 그런 면에서 애플 뮤직과 동일한 모델이기는 하지만 게임이라는 특징은 음악과는 달리 로컬향이라기 보다는 대부분 글로벌향인 경우가 많아서 기존의 게임콘텐츠 생산자와 퍼블리셔의 구조를 무너뜨리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 보임 (이 분제는 Stadia의 글에서도 언급한 부분 https://brunch.co.kr/@jaeseungmun/309)
- 애플의 입장에서는 이미 전 지구적으로 뿌려져 있는 애플의 Hand held Device의 파급력과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야 하지만 구글의 Stadia에 비해 공급자의 관점에서 매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나타나지 않았음
- 겨우 100개의 게임으로 시장 점유는 어려워 보임, 게임의 특성상 유명한 IP 또는 Exclusive Title 양성 등이 필요해 보임, 심지어 MS가 게임 시장에서 꽤 오래 고전하고 있는 이유 역시 Exclusive 대작을 만들어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다수임
- 넷플릭스가 콘텐츠 시장에서 성공한 방식과 같이 자체IP 육성 또는 파트너사의 강력한 IP도입 필요
- Arcade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이 나와 있지 않아서 향후 다른 키노트를 통해 정확한 내용 확인 필요
- 셀럽의 팬덤으로 초기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지속 가능하지는 않을 수 있어 보임
- 신규 시장 생성이 아닌 기존 TV 매체 + 넷플릭스형 콘텐츠 제작 업체 + 디즈니 등과 같은 영화로 시작한 영상산업의 버티컬 콘텐츠 제작 업체 까지 무한 경쟁: 이 시장이 오프라 윈프리 한 명으로 바로 깨지기는 어려워 보임 (스필버그 및 애니스톤도 동일)
- 애플카드에 담겨 있는 많은 특징
. 티타늄 카드로 예상되며 역시 외관의 심미적인 부분도 아름다움: 항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애플
. 사실 애플페이 카드라고 해야 함: 즉 애플페이의 現身
. 머신러닝 가계부 기능: 이건 실제로 쓸모 있을 듯
. 애플페이의 사용층이 젊은 층으로 한정되어 있고 그 사용 범위 마저 오프라인에서 제한적인 부분이 이슈였을 듯: 사실 긴장해야 하는 것은 오프라인 카드사들이라기 보다는 삼성페이가 아닐까?
. 연회비 없으며 애플 디바이스로 결제 시 매일 2% 적립: 하드웨어형 결제 방식에 대한 차별적인 멤버십 이라니 쇼킹!
. 실물 카드에서 카드번호가 외형에 프린트되어 남겨져 있지 않고 암호화되어 저장됨: 사실 Minimulism Design을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보임
- 골드만삭스, 마스터카드의 조합을 크게 중요하지 않아 보임
- UI의 구성을 보았을 때 단순히 카드로서의 목적이 아니라 모든 개인의 라이프사이클과 소비 흐름을 추적할 수 있게 됨
- 그리고 이날 나왔던 모든 것에 앞어서 Pay 서비스와 전략이 그 정점에 있어 보임: 여타의 애플 Subscription 서비스를 관통하기 위한 것들이 Credit카드 전략으로 연결됨, 향후 애플카드를 중심으로 혜택과 서비스 결제를 하나로 모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음
마지막으로 다른 이야기들,
- 어디에서나 광고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꼬집어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니 정확히 구글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음 '구글망해라!전략'
- 광고주가 트래킹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음 '구글망해라!전략'
- 귀찮지 않게, 예쁘게, 대신 비싸게의 철학을 온오프라인 전체적으로 고수하고 있음
- 그리고 극단적으로 이렇게 계속 Subscription을 늘려다가 보면 애플카드만들고 애플 Subscription모델 여러개 가입하면 나중에 아이폰을 공짜로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듬: 역시 이 모든 것을 콘텐츠 관점에서 먼저 구현한 제프베조스가 더 대단해 보임, 왜냐하면 아무래도 콘텐츠 및 서비스로 Lock-in시키고 저가의 디바이스를 배포하는 것이 하드웨어 제품으로 Lock-in시키고 콘텐츠 및 서비스 구매를 유도하는 것보다 더 쉬워보이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지 Apple Special Event 이후 애플의 주가가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일면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