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열 Nov 04. 2019

거짓말에서 나타나는 성격과 성향

생각

거짓말은 그 사람의 성향, 성격을 말해준다

초면에 사람들에게 직업으로 ‘심리 치료를 한다’고 말하면 한 번쯤 물어보는 질문이 ‘다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을 어떻게 파악하느냐?’다. (아닌 게 아니라 한 번쯤은 이 이야기가 꼭 나온다). 거기에 대답은 싱겁게도, 물어봐서다. 심리 치료는 내담자의 마음을 독심술로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터뷰를 기준으로 함께 해석하여 치료하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선입견을 최대한 배제하려다 보니 (약간 과장을 섞으면) 오히려 의심 없이 사람들의 말을 무작정 다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딱 사기당하기 좋은 직업


“그러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상담을 와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상담사와 내담자 간의 신뢰가 충분히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내담자가 이야기를 풀어가다 느끼는 수치심 때문일 수도 있다. 때문에 상담을 와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거짓말은 - 거짓말이라는 사실을 눈치챘을 때를 전제로 - 내담자의 성향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우리는 이야기의 진실성을 중요시하고, 그 진실됨을 도덕성 잣대로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하는 거짓말을 통해 그 사람을 이해하라고 말하고 싶다. 거짓말은 무의식적인 몸짓과 어조처럼 그 사람의 가치관과 성향을 간접적으로 표현해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사소한 거짓말이라 하더라도, 목적이 없는 거짓말이란 없다. 그리고 그 거짓말의 쓰임새를 알아차렸을 때, 우리는 그 사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고,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거짓말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가진 이후로 눈치채게 된 것은, 나를 포함한 주위 모든 사람들이 작던 크던, 사소한 거짓말을 굉장히 자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거짓말의 목적이 보다 뚜렷하고 확실해지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의 소리에 무관심한 경우가 많고 그러다 보니 내가 어떠한 사소한 거짓말을 하는지조차 눈치채지 못할 때가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내가 하는 거짓말들을 통해서 나에 대한 판단이 아닌,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사실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니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