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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열 Oct 02. 2019

유통기한 지난 스트레스는 버려라

생각

해결 불가능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은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을 버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 과 같다.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서 한잔 했다. "요즘 어떻게 지냈냐?", 는 질문에 몇 달 전 이직을 했다고 한다. "오, 좋은 뉴스 아니야?" "그렇지", 하고 건배. 가게에서 한우 사시미(!)를 서비스로 줬는데, 그 친구가 육회를 잘 못 먹는다고 해서 내가 다 먹었다.


술을 한잔 들이켜더니 이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많이 바쁘다고, 조금 있다가 다시 들어가 봐야 한다고 한다 아니 저녁에 술 마시다가 다시 회사를 가? "야, 그렇게 일하다가 쓰러지겠다",라고 말하니, 그렇지 않아도 몸이 최근에 많이 안 좋아졌다고 한다. 일이 워낙 많다 보니 제때 식사를 챙기기도 어렵고, 퇴근이 늦어지니 수면도 부족하다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한다.


오늘 해보려고 하는 이야기는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다.




스트레스는 "적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할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긴장 상태"라고 네이버 사전에서 말한다. 이렇게 설명을 읽어보면 그다지 나쁜 말이 아니다. 실제로 스트레스는 우리가 사는데 꼭 필요한 요소이고, 적당한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상태는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도 올려준다. (쉬운 예로, 시합을 앞두고 적당히 긴장한 운동선수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스트레스와 성과 (Performance)의 상관관계. 적당한 스트레스(Eu stress)는 성과를 올려주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De stress) 다시 성과가 떨어진다.

스트레스가 몸에 해롭게 작용하는 것은 대게 그 양이 '적당함'에서 '지나침'으로 바뀌거나, 올바르게 해소되지 못할 때다. 스트레스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해소해야 하는데,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잔여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남기 때문이다.


스트레스가 몸에 해로운 또 다른 경우는 바로 스트레스를 '해소'가 아닌 '해결'하려고 할 때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로 오랜 시간 괴로워한 적이 있다면, 내가 그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해결하려 한 것인지 곰곰이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해결되지 못 한 스트레스가 차곡차곡 쌓이게 되면, 작은 일에도 더 금방 지칠 수 있고, 소진증후군 (Burnout)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적당한' 스트레스를 유지하되, '지나친'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려는 시도보다, 그 스트레스로부터 관심이 멀어지도록 효과적인 기분 전환(distraction) 법을 만드는 것이다. 해결 불가능한 스트레스를 가지고 고민하는 것은 유통기한이 지난 통조림을 버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것 과 같다. 아깝더라도 상한 음식은 버려야 하는 것처럼, 해결 못하는 스트레스를 붙들고 있는 것보다는 기분전환이 될 수 있는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스트레스는 '해소'하는 것이지,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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