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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 Sep 03. 2018

일본 자영업자가 5년뒤 알게 된 10가지 사실②

음식점 경영이 구조적으로 어려운 건 한일 공통

앞서 글(일본 자영업자가 5년뒤 알게 된 10가지 사실①)에서 이어 적는 내용이다. 일본 자영업자가 겪는 악조건을 자세하게 풀이하고 있다.


6. 음식업은 경비가 너무 비싸다! 특히 인건비가


음식점은 경비가 특히 많이 든다. 경비에는 점포 임대료, 메뉴 원재료비, 점원 급여, 광열비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높은 것이 인건비다. 즉 점원의 급여다.


음식업이란 노동집약형이라고 수차례 지적해왔는데, 결국 음식업은 점원이 없으면 성립하지 않는다. 어찌 해도 인건비는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점원을 모집해도 좀처럼 오지 않기 때문에 일인당 인건비는 예전보다 상승하고 있다. 대형 점포라면 모르겠지만 중소규모 개인 음식점은 정말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것이다.


점포 임대료는 월세인지, 자택을 개조한 것인지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생긴다. 점포경영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택으로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주: 당연한 말인 듯 하지만..)


7. 음식업은 점원을 구하기 힘들다


(주: 이 내용은 일손이 부족한 일본에 해당되는 내용일 듯 싶다. 한국은 아직까지 이런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다만 아래 나오는 '작업 로봇' 얘기는 한국에도 큰 시사점이 있다고 생각된다)


현재 음식업계는 일손 부족으로 고생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영향으로 구인배율(구직/구인 비율)이 증가해 구직자 우위 시장이 된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젊은이들이 음식점을 근본적으로 싫어하게 된 데' 있다.


 '업무량에 비해서 급여가 적다' '(악명 높은) 블랙 바이트나 블랙 기업은 음식업에 많은 이미지' '애초 손님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젊은이의 증가' 등등이 요인인 듯 싶다.


그런 만큼 도쿄도내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의 숫자도 눈에 띄게 됐다.


반쯤 포기한 얼굴의 지인에게 "구인광고에 20만엔 썼는데 전혀 응모가 없어"라는 얘기도 들었다. 업계 전체에서 종업원을 '작업 로봇' 취급한 과오가 지금 되돌아오고 있다고 생각된다. 즉, 종업원을 저임금으로 고용해 "대체할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며 쓰고 버리는 일을 반복해, 현재 사람 부족이라는 어려움에 처했다는 얘기다. 음식업계와 편의점 업계가 주요한 사례다.


향후 음식점을 하고 싶은 사람은 '어떻게 적은 인원으로 영업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계획할 것을 추천한다. 카운터석 6석 정도로 단가높은 상품을 내는 음식점이 이상적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한명으로도 음식점을 경영할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하고 실천하고 있다.


8. 개인음식점은 정착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개인음식점은 오픈하면 처음엔 신기함에 찾아주는 손님도 많지만 몇 개월 지나면 오픈 때와 비교해 손님이 줄어든다. 통상 이 지점에서 매상이 정체하는 일이 많다. 여기서 단골손님이나 신규고객이 정착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매상이 안정될 때까지 아무리 짧아도 1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다.


즉, 오픈부터 1년간은 이익이 거의 없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때까지 버틸 운전자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운전자금은 생활비 등을 말한다.


현재 이 지점을 넘어서지 못하고 망해가는 개인 음식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개업 자금으로 이미 몇백만엔 써버리고 더욱이 그 뒤 여유 자금도 준비해야 한다는 건, 정말로 힘든 업태라고밖에 할 수 없다.


현재 경영하는 카페의 경우, 오픈 때는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손님이 정착할 때까지 1년반 걸렸다. 이것도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9. 손님이 '디플레 가격'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건 지방도시에서 특히 그러한 듯 한데, 디플레(물가 하락) 시대가 길었던 탓인지 음식 가격에 관해 모두 민감하다. 메뉴에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다소 비싸도 오는 손님이 있지만 현재의 손님은 '되도록이면 실패하고 싶지 않다(=손해보고 싶지 않다)'란 심리가 강하다.


이 때문에 가격이 높으면 그게 장벽이 돼 손님이 안 올 가능성이 있다. 타베로그(일본 맛집 정보 사이트, 어플)을 보는 심리도 여기서 기인할 것이다.


디플레 경제가 이어져 '음식점 밥은 이 정도 가격(낮은 가격)'이라는 게 완전히 정착해버린 감이 있다. 예전에 '런치 박스를 750엔에 판매합니다'란 글을 올렸는데 "750엔은 비싸지 않은가요"라는 의견을 받았다. '도시락이 750엔'이라고 하면 비싸게 느끼는 분도 적지 않으리라 싶다. 이 '비싸게 느낀다'라는 부분이 디플레 경제로 정착해버린 '감각'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처음엔 낮은 가격으로 시작해 어느 정도 입소문이 난 시점에서 가격을 올리는 게 좋을 듯하다. 그러나 음식업에서는 '가격을 올리는 건 쉽지만 올리는 건 상당히 어렵다'. 정착한 손님은 '그 가격으로(만) 가치를 느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이 아닌 부분으로 해당 음식점의 가치를 찾아가는 수밖에 없다.


경영중인 카페도 처음은 가격 설정을 낮춰 입소문과 단골손님이 자리잡은 뒤에 가격을 올렸다. 가격 상승 시점은 오픈 4년 뒤였다. 물론 확실한 이유와 설명을 고객들에게 알렸다(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이유를 명시하지 않고, '그냥 가격이 올랐다'고 손님이 생각한 때는 상당히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길 것이다.


10. 집객의 상세 분석을 할 수 없다


대형 음식점은 POS계산 시스템 도입 등으로 고객 정보를 어느 정도 분석할 수 있다. 다만 POS계산시스템이 만능은 아니라 분석 범위는 한정돼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예로 들면 손님의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는 게 가능하다. 성별, 연령, 주소, 방문동기, 시간, 이력, 만족도 등등. 그러나 개인음식점에서는 분석 범위가 훨씬 줄어든다.


현재 경영중인 카페에서는 "오늘 왜 이 메뉴가 이렇게 잘 나가지?"라고 생각한 때 "어딘가 TV에 나왔던 건가"하고 찾아보니 한 프로그램에 메뉴가 나왔었다. 그럼에도 정말로 이게 맞는지 알 수 없고, 어디까지나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입소문에 대해서는 분석 불가능이다.


그럼에도 분석을 하고 싶은 경우라면 '테이블에 앙케이트 용지를 두는 것'이 의외로 효과가 있다. 요리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에 써주는 사람도 있다.


*정리


다음과 같이 음식점을 계속하기 어려운 이유가 정리된다.


1. 음식점은 이익률이 너무 낮다->10% 이익이 나오면 좋은 편, 박리다매를 할 수밖에 없다


2. 음식업으로만 경제적 여유 있는 생활은 무리->비즈니스 구조적으로 점원 급여는 필연적으로 낮아진다


3. 체력에 의존, 휴일은 없다->휴일=손실이기 때문에 큰 일이 없는 한 쉴 수 없다


4. 병에 걸려도 보장이 없다->병에 걸려 쉬어도 매상은 생기지 않고 급여도 들어오지 않는다


5. 음식점 개업비용이 너무 비싸다->싸게 해도 200만엔, 소규모는 600만~800만 들 것을 생각해야 한다


6. 음식업은 경비가 너무 비싸다! 특히 인건비->노동집약형이기 때문에 인건비가 비싸지는 경향이 있다


7. 음식업은 점원이 모이지 않는다->현재 음식업계는 일손부족, 점원을 모집해도 좀처럼 오지 않는다


8. 개인음식점은 정착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오픈에서 1년 정도는 거의 이익 없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9. 손님이 디플레 가격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음식점 밥은 이 정도 가격'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10. 집객의 상세 분석이 불가능하다->어째서 가게에 오는 건지에 대한 분석이 되지 않는다


이건 경험자이기 때문에 정할 수 있는 어떤 의미의 '경고문'이다.



한국에서는 자영업자의 힘든 현실이 '특수한 현상'인 것처럼 호도하는 보도가 산처럼 쏟아지지만, 실제 일본도 위의 '경고'로 봐서는 다르지 않은 듯싶다.


근원적인 문제는 좀 더 구조적인 데 있지(위에서 인건비가 오르는 건 구조적 경향이라고 분명히 지적하고 있다), 현재 자영업에 계신 분들께는 죄송한 말이나 정책 하나로 자영업이 떼로 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일본서도 자영업은 '기본적으로 어려운길'임을 위의 필자는 수차례에 걸쳐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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