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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E-sports 팀 활동 이야기

오버워치 팀

by 재다희

인턴십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는 1년을 더 다니기로 결정했다. 어학연수용 수업이 아닌 실제 전공 과목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 궁금했고, 과연 내가 캐나다 전공 과목을 들으면서 학점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나 자신을 테스트하고 싶었다. 한국에서 국제통상을 전공하였기 때문에 상경계열게 선택한 새 전공은 바로 Human resources management(인사관리)였다. 그렇게 2017년 9월에 새학기를 시작하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나의 주목을 끈 게시판 포스팅이 하나 있었으니...



오버워치 E-Sports 팀을 모집합니다.







"E-sports 팀에 나홀로 한국인?"


E-Sports 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단 테스트를 해야했는데 테스트 자체는 많이 어렵진 않았다. 몇 번의 테스트 게임 후 무난하게 합격을 하였고, 총 6명의 오버워치 팀이 꾸려졌다. 우리의 일정은 북미에서 있을 몇 개의 오버워치 아마추어 리그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재미있던 것은 6명 중에 나 홀로 한국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게임 내의 모든 소통을 영어로 해야했는데, 이게 또 게임성 영어 단어는 따로 있었던지라 별도로 또 공부하고 이해하고 숙지해놔야 팀원들과 소통을 할 수 있었다.


received_1666107863439394.jpeg 나와 함께 했던 팀 멤버들

하지만 한국인이 어떤 민족인가? 스타크래프트부터 롤(리그 오브 레전드)까지 E-sports 강국이 자랑스러운 나라의 민족이 아닌가. 그래서 그런지 나 또한 이 활동에 자존심을 걸고 더욱 불타올랐던 것 같다. 게임용 영어 단어를 공부하고, 게임 전술을 공부하고, 팀원들과 자주 만나면서 조금씩 실력을 쌓아올라갔다.




"E-Sports 팀 활동, 생각보다 할 게 많다."


당시 나는 학교와 파트타임 알바를 병행하고 있었다. 평일에는 학교를 다니고 주말에 알바를 하고 있었다. 팀 활동은 주로 학교 수업 이후에 진행됐어서 스케줄 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었다. 연습 경기와 경기 분석, 그리고 모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는 날에는 상대팀에 대한 전략 분석 등 팀원들과 회의하고 합을 맞춰나가야 하는 부분이 정말 많았다. 그리고 어떤 날은 주말에도 모여서 연습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아쉽게도 난 그 때 알바 때문에 시간이 맞지 않아 불참하게 됐었다.


이렇게 생각보다 팀으로서 같이 헤쳐나가야할 장애물이 많았었다. 게임이라는게 그냥 정말 게임으로 나 혼자 즐기는거면 사실 그렇게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게임도 이렇게 팀 활동으로 어떠한 목표와 성과를 추구하게 되면 하나의 프로젝트처럼 스트레스를 주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로 잊지 못할, 두번 다시는 없을 경험이었다."


오버워치라는 게임은 생각보다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게임이다. 본인이 플레이하는 캐릭터에 대한 이해, 상대 캐릭터에 대한 이해, 전략 수립과 상황 판단 능력 등 단순한 게임 이상의 능력들을 필요로 한다. 거기다가 나는 최전방에서 팀원들을 리드하는 포지션이었기 때문에 명확한 소통 능력도 필수적이었다. 그래서 팀 활동을 위해서는 개인적인 시간들을 많이 투자하여 게임에 대해 연구해야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자연스럽게 팀 회의와 연습 경기가 많았고, 그 과정에서 영어 실력은 자동적으로 향상되었고 팀원들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게 되었다.


팀원들도 내가 한국에서 온 국제학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위해 좀 더 쉬운 표현으로 소통을 하려고 배려해줬다. 그리고 그 때 나는 공부시간과 파트타임 알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팀 활동에 투자했었는데, 이런 내 모습이 팀원들에게 많은 자극이 됐었던 것 같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이 E-Sports 팀 활동 경험이 나에겐 너무나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이다. 비록 아쉽게도 아마추어 대회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하였지만, 그 때 느꼈던 감정들과 경험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Sports라는 종목도 여타 다른 스포츠와 비슷하게 나이가 굉장히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두뇌회전과 반응 속도 같은 플레이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나는 이 글을 쓰는 올해로 30살이다. 그걸 생각하면 이제 내 인생에서 앞으로 이렇게 두 번 다시는 팀 게임 활동을 하게 될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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