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걷지 않은 밤의 눈길
깊이가 가늠되지 않아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돌이킬 수 없이 흠뻑 젖을 정도로 깊게 빠질까 두려움이 밀려오지만
사박사박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에 설레어
앞을 향해 나가게 되는
눈길
당신의 눈길과도 닮았다
흑요석처럼 깊고 새까만 당신의 작은 눈동자
바라보고 있으면 한없이 빠져들 것만 같은 눈
겁이 나 한걸음 뒤로 물러설 때마다
마음을 쓰다듬는 것처럼 부드럽게 빛나는
당신의 눈길을 닮았다
사박사박
사박사박
사박사박
하얀 눈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