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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영 Feb 18. 2023

눈길

아무도 걷지 않은 밤의 눈길

깊이가 가늠되지 않아 한걸음 내디딜 때마다

돌이킬 수 없이 흠뻑 젖을 정도로 깊게 빠질까 두려움이 밀려오지만

사박사박 귀를 간지럽히는 소리에 설레어

앞을 향해 나가게 되는

눈길



당신의 눈길과도 닮았다

흑요석처럼 깊고 새까만 당신의 작은 눈동자

바라보고 있으면 한없이 빠져들 것만 같은 눈


겁이 나 한걸음 뒤로 물러설 때마다

마음을 쓰다듬는 것처럼 부드럽게 빛나는

당신의 눈길을 닮았다



사박사박

사박사박

사박사박


하얀 눈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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