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편지

by 전주영


너에게


여러 도시에 살며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사람처럼 살아가는 네 이야기를 들으며

뿌리 내리지 않고 사는 어떤 식물을 떠올렸어


살아내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우리가 지나친 뜨겁고 불편한 시절

멍든 바나나의 달콤함을 알던 네가 이제는 조금 편안해 보여 다행이야


앞으로 어떤 시간이 어떤 색채로 우리의 삶을 채우게 될까


모쪼록 지난여름의 잔열이 도쿄의 밤을 빛내주기를



2023년 서울에서, 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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