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와이 빅아일랜드, 코나의 어느 호텔에서 만났습니다.
아침마다 호텔의 발코니로 찾아오는 조그마한 새. 머리가 아주 작고 윤기가 흐르는 깃털을 가진 새는 볼은 뽀얗고 부리는 빨갰습니다. 생김새가 너무 귀엽고 앙증맞았습니다.
우리는 새의 이름을 몰라, ‘바보새’라고 불렀습니다. 바보새는 동이 틀 무렵 발코니에 일등으로 도착하는 부지런한 새였습니다. 친구가 많은 바보새는 여럿이 모여 재잘거리며 빵의 부스러기를 잘 먹었지요. 우리는 발코니에서 아침을 먹을 때면 일부러 빵 조각을 흘리곤 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만나는 코나의 ‘바보새’에게 마음이 끌렸던 저는, 우연히 들린 힐로의 서점에서 ‘하와이의 새’라는 제목의 책을 삽니다.
좋아하는 마음이란 그런 것이겠지요.
좋아하는 대상을 조금 더 알고 싶은 마음.
힐로의 서점에서 구입한 책에서 ‘바보새’의 진짜 이름을 알아냅니다.
문조.
다시 만나면, 이번엔 진짜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