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휴가 중인 남편과 영화를 보고 늦은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이 연휴라 우리는 느긋하게 늦잠을 즐길 생각이었다. 서울까지 출, 퇴근하는 남편과 늘 늦게 자는 나는 오늘처럼 여유로운 날은 아침도 거르고 게으름을 피운다. 해야 하는 의무도 없고 굳이 아침을 챙겨야 할 식구도 없으니 달콤한 늦잠을 자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라고 생각했으나 우리는 늦잠을 잘 수 없었다. 밖이 너무나도 왁자지껄 시끄러웠기 때문이다.
아침잠을 방해한 주범들-매미, 여치, 참새들 기타 등등연일 폭주하는 행정 문자와 우리가 사는 인근에서 감염이 치솟자 잠이 오지 않았다. 연휴가 끝나면 출근을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일부러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피로도를 높인 후 잠을 청했다. 어찌어찌하여 잠이 들었나 보다. 밝은 빛을 느끼고 아침이라고 여겼으나 우리는 늦잠을 더 자기로 하였다. 그 순간 들려오는 짹짹짹 짹, 쓰르륵 쓰르륵, 싸륵 싸륵, 치르르르, 카르르르, 쏘르르르, 맴맴맴...
흉내 낼 수 없는 온갖 소리로 창밖은 그야말로 왁자지껄이었다. 떠지지 않는 눈으로 창밖을 보니 마당 펜스엔 참새들과 멧새들이 궐기대회라도 하듯 나란히 앉아 짹짹거리고 있다. 아이고, 시끄러워라! 밤이 되면 시원해지는 탓에 창문을 열어놓고 잠이 들었는데 열린 창을 통해 온갖 새들의 소리와 온갖 풀벌레들 소리가 들려왔다. 게다가 그동안 많이 참았다는 듯 목청껏 울어대는 매미 소리는 집 벽에라도 붙어 우는지 가히 소리가 압도적이다.
그 순간 아랫집 거위들이 꽉꽉거린다. 시간을 보니 아침을 먹는 모양이다. 옆집 닭까지 알을 낳는 중인지 걀걀거린다. 자동차 소리도 사람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아 조용한 동네지만 이 왁자지껄 앞에서는 어쩌는 수가 없다.
창문을 닫고 잠을 청했으나 잠은 이미 달아나버린 지 오래. 아고, 내 팔자야! 늦잠은 아무나 자는 게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