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는 아침에 눈 뜨자마자 아침밥을 먹고 볼일을 보러 나간다. 짧은 산책을 하고 들어와 장난을 치다가 내가 줌 수업을 시작하면 발밑에서 잔다.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쯤 비가 오지 않으면 다시 밖으로 나가 볼일을 보고 간식을 먹고 저녁 6시경에 저녁을 먹는 것이 투투의 일과였다. 그런데 요즘 투투는 밥을 먹지 않는다.
맛있는 사료까지 새로 사다가 섞어주었는데도 고개를 돌리고 먹지 않는다. 머선 일이고
투투는 식탐이 많았다. 제 형제들과 지낼 때에도 몸집이 가장 컸다. 제 밥을 다 먹고 할머니네 고양이들 밥까지 뺏어먹어 배가 늘 불룩했다. 사료를 바꿔주어도 거부하는 일 없이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잘 먹었다. 누군가 쩝쩝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빠시락하며 과자봉지라도 건드리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그 앞을 지키고 앉아 주세요~했다. 비만이 될까봐 몸무게에 맞는 사료양을 정해 놓고 주었고 혹시 부족할까봐 간식과 개껌을 종류별로 사다가 주었다. 무엇을 주든 넙죽넙죽 잘 먹었다.
그런 투투가 밥 보기를 돌 같이 한다. 밥그릇을 밀어주고 먹으라고 하면 고개를 돌리고 뒷걸음을 친다. 사료를 거부해서 통조림 고기를 섞어 주었더니 고기만 먹고 사료는 얄밉게 한 알씩 도로 뱉어놓는다. 좋아하는 과자를 가루로 만들어 사료에 섞어주었더니 냄새만 맡고 먹는 시늉을 하더니 뒤로 물러나 먹지 않는다.
배고프면 먹겠지 싶어 아무것도 주지 않고 내버려 두어도 저녁 때까지 먹지 않아 탱이를 주어버렸다. 어디 아픈 기색은 없는데 대체 머선 일이고.
남편이 투투에게 경고를 했다.
"투투야, 엄마는 밥 투정을 용서하지 않는단다. 저 형아들도 다 그렇게 컸어. 우리 집에서는 차려진 밥은 제까닥 먹어야 햐."
투투는 못 들은 척 앞 다리에 턱을 괴고 바닥만 쳐다본다. 다른 것은 잘 먹는데 사료만 먹지 않는다. 고영양 사료로 바꿔주어도 먹지 않는다. 우짜지... 더 굶겨야 되나. 별꼴이다. 애들 키울 때도 이런 고민은 안 하고 살았는데 도대체 머선 일이고. 투투야, 말을 해라~~말을. 더위 먹었나. 동네 계곡으로 피서나 다녀올까? 그럼 밥을 먹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