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투의 눈을 들여다보던 아들이 투투 눈에 벌레가 있다고 했다. 깜짝 놀라 당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투투는 마취를 하고 눈에 있던 벌레들을 꺼냈다. 날파리들이 눈에 알을 깠다고 했다. 맙소사!!! 별 일이 다 생긴다. 야외 산책을 하는 개들에게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는데 무지막지하게 더운 날 계곡에 갔던 일이 생각났다. 그때 투투 눈에 날파리들이 달라붙어 떼어내느라 애를 먹었는데 병원에서는 그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요즘 전에 없던 눈곱이 껴서 이상하다고 살폈는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다
마취가 덜 풀린 투투는 혀를 빼물고 경련을 일으키는 것처럼 머리를 흔들어댔다. 눈은 빨갛게 충혈이 되어 부었고 덜덜 떨며 자꾸 짖었다. 발버둥 치는 투투를 30여 분간 꼭 안고 기다렸더니 차츰 안정을 찾고 잠이 들었다.
마취가 덜 깬 투투
당분간 눈에 안약을 넣어 줘야 한다. 남아 있는 안충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안약은 1, 2, 3번이 적힌 순서대로 1분 간격으로 넣으라고 했다. 투투를 끌어안고 얼굴을 감싸며 안약을 넣어주니 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어서 식구들이 모두 달라붙었다. 투투는 으르렁 거리고 끙끙 대면서 몹시 두려워했다. 온 가족이 자신에게 달라붙어 눈에 이상한 것을 넣으려 하니 그럴 만도 했다.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달래며 넣어주니 온 몸에 땀이 났다. 안충을 예방하는 사상충 약과 진드기 약도 하루 간격으로 정수리에 발라 주고 간식을 주니 녀석 잘 먹는다. 마치 죽을 것처럼 괴로워하던 놈이 간식 하나에 헤헤거린다. 투투가 간식 앞에서 헤헤 거리니 나는 좋다. 다행이다. 그런데 안약을 넣은 후 한 두 시간은 테이블 밑 어두운 곳에 들어가 영 나오질 않는다. 간식 앞에서 헤헤거리며 넙죽 받아먹을 지언정 두려운 건 두려운 것이다.
삐졌니? 투투
개 키우기 쉬운 일 아니다.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시골에선 또 다른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 무서운 것은 진드기와 벌레들이다. 사상충 약을 먹이지 않으면 치명적인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우리 집 개 탱이의 엄마 몽실이도 그림 같은 잔디 마당에서 뛰어놀았지만 진드기에 물려 죽었다. 자연에서 살며 보호자와 잔디 마당에서 놀고 산책하는 그림이 무척 이상적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위험은 도처에 있다.
간식을 먹기 위해 좋아라 꼬리를 치며 나왔다가도 제 볼일을 보고 다시 어두운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는 투투를 보며 트라우마에 대한 걱정이 생긴다. 가족의 보호 속에 잘 지내고 있어도 사고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 크고 작은 사고들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지만 일이 생겼을 때 늦지 않게 필요한 조치를 하고 더 나쁜 일을 겪지 않도록 보살펴야 하는 것이 보호자가 할 일이다. 치료받는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투투의 눈을 들여다 보니 가족들에 대한 신뢰와 애착 관계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투투의 믿음과 애정이 새삼 고맙다.
잠든 투투가 전에 없이 이상한 소리를 냈다.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얕은 비명 같기도 한 잠꼬대를 했다. 녀석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안아주었더니 다리를 뻗으며 기지개를 켠다. 투투는 치료받느라 힘들었고 가족들은 투투 치료하느라 며칠 힘들었다. 녀석.... 앞으로 고글이라도 씌어주어야 하나 어쩌나.... 안경을 씌어주면 그건 하고 있으려나....
생명 있는 존재들은 아주 작은 벌레에도 치명상을 입을 수 있으니 얼마나 나약한가. 그러나 생명은 특유의 생명력으로 자신의 나약함을 넘어서곤 한다. 투투도 우리 자신도 매일 자신의 나약함을 딛고 살아가고 있다.
투투는 이제 11개월로 접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