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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연필 그림일기 2
단풍나무 몸속엔 강물이 흐르고
색연필 그림일기 2
by
Eli
Mar 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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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기온이 영상으로 오르자
강의 얼음이 풀리기 시작했다. 칡덩굴에 몸이 묶여 옴싹 달싹도 못하는 단풍나무의 덩굴을 걷어주며 묵은 단풍나무 가지를 자르자 잘린 가지 끝에선 주르르 물이 흘렀다. 단풍나무 잘린 가지 끝으로 얼음 풀린 강물이 흐르고 있던 것일까.
뚝뚝 흐르는 나무의 물에 혀끝을 대니
놀랍게도 달다. 황송한 마음에 받쳐 든 손바닥으로 단풍나무 맑은 단물이 고였다.
얼음 풀린 강물은 땅속으로 스며들어 단풍나무 뿌리를 적시고 나무의 몸속으로 흘러들었을 것이다. 나무는
뿌리에 이른 물을 끌어안아 제 몸 구석구석 가지 끝으로 중력을 거슬러 강물을 밀어 올렸다.
단풍나무 몸속엔 강물이 흐르고 그 물이 중력을 거스르는 바로 그때, 나무는 새잎을 틔우고 처음인 듯 또 생을 시작할 것이다.
민들레와 제비꽃, 진달래와 개나리도 사랑도 연민한 우리의 삶도
.
펜드로잉에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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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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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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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해받지 않는 삶 추구. 창의적 활동 없는 삶은 지루하고 메마르며 건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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