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 전쟁

우리도 어른이 되면, 부모들처럼 그렇게 멍청해질까?-

by 나살린

루이 페르고 저/클로드 라푸엥트 그림/정혜용 역/낮은산

작가 루이 페르고

20대에 첫 소설 『구피에서 마르고까지』를 발표하여 1910년 프랑스 대표적인 문학상인 공쿠르상을 수상한 실력 있는 작가다.

『단추전쟁』은 1912년에 발표되었는데, 당시에는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가장 큰 비난은 ‘천한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과 ‘야만인을 주인공’으로 한다는 것이었다고 한다. 아마도 욕과 야만적인 묘사로 당시 사회의 위선에 큰 경종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번역본으로는 그 욕의 정도와 야만의 정도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 아쉬움이 있다. 원어로 읽는다면 느낌이 많이 달랐을 것 같다.

『단추전쟁』은 1912년에 발표된 이래, 프랑스 국어교과서 꾸준히 오르내리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나체전쟁>으로 소개되었다.

첫 소설로 콩쿠르상을 탄 작가는 파리생활에 진력이 나 있던 중,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전선으로 떠났다가 그곳에서 전사를 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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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으로

이 소설은 프랑스 두 시골 마을, ‘롱쥬베른느’와 ‘벨랑’의 아이들이 벌이는 전투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무기는 없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자존심과 단추다.

이야기는 롱쥬베른느 아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아이들이라고 단순한 무리쯤으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엄연히 대장과 전략가, 물품담당관, 요새 등을 갖춘 체계적인 조직이다. 아이들은 서로의 마을을 습격하고, 포로를 잡고, 전리품을 챙긴다. 하지만 이들의 ‘전리품’은 칼이나 총이 아닌 옷의 단추다.

적에게 붙잡히면 단추를 빼앗기고, 벨트까지 뜯긴 채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단추가 떨어진 옷을 입고 집에 가는 순간, 부모님의 매서운 매질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헐벗은 채 몰래 집으로 숨어들기도 하고 나체로 전쟁을 펼치기도 한다.

이 전쟁에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도 빠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전리품을 지키기 위해 옷의 단추를 미리 떼어놓기도 하고, 몰래 적진을 정찰하며 계략을 세운다. 이 과정에서 소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순수한 경쟁심이 빛을 발한다.

이야기의 절정은 배신자로 인해 요새가 쑥대밭이 되었을 때다.
카뮈와 바카이예가 사소한 싸움을 한 이후 아이들이 카뮈의 편만 드는 것에 앙심을 품은 바카이예가 벨랑 아이들에게 요새의 위치를 가르쳐 준 것이다. 이후 롱쥬베른느 요새는 초토화되고 이에 화가 난 아이들은 배신자 바카이예를 처절히 응징하게 된다.

피와 오물로 뒤범벅된 바카이예가 마을에 돌아온 순간 동네의 어른들은 그간의 사정을 알게 되고 아이들에게 처절한 체벌과 훈계를 하게 된다. 그렇다고 포기할 롱쥬베른느가 아니다. 그들은 말한다

“우리도 어른이 되면, 부모들처럼 그렇게 멍청해질까?”

『단추 전쟁』은 단순한 소년들의 다툼을 넘어,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 사회의 이면에 대한 풍자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일그러진 영웅』의 병태와 석대의 이야기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단추전쟁』의 롱쥬베른느와 벨랑 이야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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