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하면 괴롭고, 괴로워도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첫사랑에 실패하거나,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날 때는 참으로 괴롭기는 하다. 게다가 상대방이 내가 아직 그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러면, 뭔가 알 수 없는 배신감도 들고 말이지.
젊을 때, 저런 경험을 한두번 하면서 사람이 쿨해진다고 해야하나, 아니면 진정성이 많이 줄어든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나이가 들면서는 점점 연애에 집착하지 않게 되기는 한다. 그래서 젊을 때 저런 좌절감을 크게 줄 수 있는 열정적인 사랑을 해 봐야 하기는 하다. 요새 트렌드는 젊은 사람들도 너무 쿨한 것 같지만, 내가 늙었으니 실제로 그들이 어떤지는 모르지. 나 때도 쿨한 친구들은 많이 있었으니.
나는 화내야 할 때 웃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 하지만 나도 화 내야할 때 웃기는 한다. 좀 앞뒤가 안맞을 수는 있는데, 살다보면 그럴 수 밖에 없기는 하다. 화내야 할 때 웃는사람은 신뢰할 수 없을 뿐이고, 또 같이 일 할 때는 사고 안치니까 편할 수도있고 말이다. 우리의 선택의 결과가 모두 중립적이고, 또 신이 없다면 누가 우리를 심판할 것인가. 알 수 없는 세상이다.
어릴 때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금와서 내가 재구성한 나의 기억일지 사실일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유쾌했던 경험은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는 조금 하고, 주인공과 함께 여행했던 사람들의 마음도 어느정도 이해가 된다.
하나의 사랑은, 여럿의 사랑의 실패를 만들어 낸다. '배신' 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배신' 일 수도 없다. 실패라고 보기엔 애시당초 성공할 수 없는 것이었고. 노력한다고 성공할 수 있는 종류의 감정도 아니다. 사랑을 원하는 인간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매우 잔인한 경험일 수 있다.
우리는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을 보고싶어하지만, 실제로 그 아름다움 주변에는 엄청난 고통과 상실감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세상에 아름다운 것보다는 더러운 것이 더 많지만, 우리는 언제나 아름다운 것만을 보려 한다.
하지만 고통과 더러움을 바로 보지 못하면, 내일도 마음의 태양은 뜨지 않는다. 그냥 태양은 그래도 다시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