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by 도비

가끔 사람들은 물어본다.

자유수영은 오기 싫을 때도 많고, 왔어도 하기 싫어지는데

어쩜 그렇게 열심히냐고....

"'학교 가자' 하고 옵니다.

'공부하자' 면서 운동하고요.

그러다 보면 할 것도 많아지고 시간이 모자랍니다."

반농담 웃으며 말하지만 나라고 오기 싫은 날이 왜 없을까.


오늘은 5시에 모임이 있어서 2시쯤 갔더니

원래 운동하든 종합레인에 걷는 분들이 많아서 그 옆 중급레인에 가서 자유형과 배영을 번갈아 가며 수영을 하고 있었다.

나는 체질이 조금 저질이라서 턴은 못하고 수영하는 속도도 느리다.

그래서 25m 가면 잠시 한숨 돌리면서 옆에 누가 있는지?

얼마만큼 가고 있는지 확인 후에 출발한다. (수영장도 거리의 도로처럼 중앙선을 침범하거나 앞지르기를 할 때는 전후좌우를 잘 살펴야 하며 앞사람과의 속도도 맞춰야 한다.)

그렇게 자유형 후 배영으로 출발하여 한 번 두 번 세 번째 팔을 올리려는 순간 팔을 강하게 터치하는 손길...?

어? 내가 중앙선을 넘었나? 생각하는 순간

수영복 어깨끈이 벗겨지네... 뭐지? 하는데

또다시 귀옆을 터치하면서 수경을 강하게 비트는 힘!

얼른 멈춰 서서 무슨 상황인지 봤더니

웬 여자분이 나를 추월해서 헐레벌떡 폴짝거리면서 마구 지나가는 중이었다.

분명 출발할 때는 전후좌우 아무도 없었는데 어디서 개구리처럼 폴짝 뛰어들었지?

어이없어 쳐다보다가 마침 옆 라인에서 젊은 그대가 쳐다보고 있기에

'저분 어디서 나타났어요?"

"그러게요 많이 바쁜가 봅니다."

"저러다 다치면 어쩌려고..."

얼마 전에도 수영 중 불쑥 뛰어든 아줌마와 충돌할 뻔했는데...(요즘 들어 수영하다 부상당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헛웃음 치며 한마디 할까 하다가,

한마디 했다가 되려 큰소리치며,

반벌거숭이로 싸우자고 덤벼들든 얼마 전 그 충돌아줌마와 무조건 편들며 용감하게 큰소리부터 치든 충돌아줌마 남편생각이 나서 조용히 입 닫았다.

한 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강하게 터치하고 추월해서 지나갈 때는 이미 예의나 질서나 매너 따위는 밥 말아먹고 '내 갈길 간다.' 하는 사람일 테니... 가슴 벌렁벌렁 얼굴 붉히는 에너지 소비는 하는 게 아니겠지?

수영하는 순간순간 그 아줌마 쳐다봐도 사과는 없고 눈 마주쳐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수영만 힘차게 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치지 않아 다행이지.

건강하게 운동하면서 마음까지 건강해지면 더 좋을 텐데..

나도 누군가에게 마음의 가시처럼 느껴지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생각해 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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