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작가 JaJaKa Aug 09. 2024

내가 쓴 소설을 읽는 재미

최근 들어 내가 예전에 썼던 소설을 꺼내어 읽고는 한다. 과거에 써 놓고 그냥 내버려 두었던 소설을 하나씩 꺼내어 읽다 보면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내가 이런 스토리의 소설을 썼던가? 왜 이런 이야기를 쓸 생각을 했지?

잘 모르겠다.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불현듯 어떤 스토리가 떠올라서 쓰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정도다.     


최근 들어 무슨 생각이 일어났는지 책을 읽는 중간중간에 시간을 내어 내가 썼던 소설을 읽는다. 천천히 글을 읽어가면서 문장을 부드럽게 다듬기도 하고 문법이나 철자가 틀린 부분이 있으면 찾아서 고치기도 하고 다시 읽어보니 어색하거나 필요가 없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있으면 과감하게 날리기도 하면서.     


나의 사심이 듬뿍 담겨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내가 쓴 소설이 재미가 있다. 흥미진진하기도 하고 가슴이 뭉클하기도 한다.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달달한 로맨스를 읽고 있으면 꿀통에서 뒹구는 것 같은 느낌의 달달함이 전해지기도 한다.      


짧은 단편소설에서부터 중편소설까지 참 다양하게 글을 썼다. 여러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었는지 장르도 다양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 심정으로 글을 썼던 것 같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밥을 먹으면서도 다음 이야기를 어떻게 전개할지 골똘하게 생각하느라 숟가락을 든 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는 시간이 많았다. 걸을 때에도 소설 생각뿐이었고 잠을 자려고 누워서도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이야기를 전개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고는 했다.     


쓰고 싶은 욕구가 커서 자다가 새벽에 벌떡 일어나서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쓴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글을 쓰다가 식사 때를 놓치기도 했고 몇 시간이고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거나 자판을 두드려도 힘든 줄 몰랐다. 아내가 너무 무리하는 것 아니냐며 그만하라고 말리지 않았으면 아마 밤을 새워서 글을 쓰고 또 썼을 것이다.     


등장인물의 희로애락에 따라 내 감정도 같이 움직이고는 했다. 같이 웃고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글을 쓰면서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고 한동안 우울한 상태에 빠지기도 했고 로맨스가 무르익어 갈 때면 내 심장도 같이 두근두근 되었다.     

 

아, 그런 시간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편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참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에 몰입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다. 

소설을 쓰고 싶은데, 마음뿐이다. 

소설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내가 창조하는 허구의 세상.     


또다시 소설에 대한 갈망이 일어나 미친 듯이 소설을 쓰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소설을 끝마치는 순간까지 내 모든 생각이 온통 소설 속 등장인물과 스토리에 집중이 되어서 다른 어떤 것에는 무심해지는 시기가 또 오리라. 


오늘은 어떤 소설을 읽어볼까. 내가 썼던 소설들을 쭉 훑어보며 새로이 읽을 소설을 골라본다. 

잔잔한 가족이야기를 읽을까? 슬픈 로맨스를 읽을까? 성장소설을 읽을까? 제목만으로는 어떤 이야기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이걸 읽어 볼까?     


내가 쓴 소설을 읽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내가 쓴 것이어서 그런 것이겠지만.

지금은 나 혼자만의 재미이지만 언젠가는 이 재미를 함께 나누고 싶다. 

그럴 날이 올까?

그럴 날이 오리라 난 믿는다.     



2024. 5







매거진의 이전글 죄송해야 할 음식을 왜 내놓았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