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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살, 옆구리살... 원위치로!

by 자작가 JaJaKa

늘어난 살을 빼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난 후 몇 개월에 걸쳐서 7kg을 감량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몇 개월 동안 먹고 싶은 것 참아가며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힘들게 살을 뺐다. 살이 찌기는 쉬워도 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살을 뺐건만 어쩌다가 다시 이렇게 되었는지.

아마 방심을 했던 것 같다.

새로 이사 온 뒤에 마음을 놓았던 것 같다.

슬금슬금 살이 찌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애써 모른 척했던 것 같다.


살을 빼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자제하던 중국음식점이었는데 그런 중국음식점을 몇 군데를 다녔던가.

새로이 이사를 온 곳에서 맛있는 짜장면 집을 찾기 위해, 얼큰하고 맛있는 짬뽕 집을 찾기 위해 얼마나 여러 군데의 중국음식점을 방문했던가.

양이 적다고 곱빼기를 시키고 양이 적다고 군만두를 추가하고 탕수육이 맛있는 곳이라는 추천의 글을 읽고 면 이외에 탕수육을 추가로 주문하고.


밀가루 음식과 빵을 좋아하는 내가 다이어트를 할 때에는 빵을 그토록 자제를 했었는데 그동안의 보상심리 때문이었는지 새로 이사 온 이곳에서는 빵을 많이도 사다가 먹었다. 참 다양한 종류의 빵을 먹었다. 거기에 코스트코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그게 다 살로 갔으리라.


한동안은 이 정도까지는 괜찮을 거야, 하는 생각을 했다.

‘아직까지는 괜찮아, 여기서 더 나가면 안 돼.

조금만 즐기고 다시 빡세게 하면 되니깐 너무 과하게 먹지만 말자.’라고.


그러나 내 마음과는 다르게 맛을 알아버린 내 혀는,

조금씩 양이 늘어서 커져버린 내 위는

내 다짐과는 다르게 다른 방향으로, 반대 방향으로 뚝심 있게 나아갔다.

체중계를 볼 때마다 마지막에 몸무게를 쟀던 그 숫자에서 더 늘어나지 않기만을 바라며 애써 외면했다.

그렇게 몇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나는 느꼈다.

나는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다.

나는 알았다.

그렇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내 뱃살과 옆구리 살이 다시 슬금슬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원위치로!!라고 외치고 있음을.

손잡이처럼 손으로 잡으면 살이 묵직하게 잡힌다는 것을.


의자에 앉아 뱃살과 옆구리 살을 손으로 만지면 손잡이처럼 느껴진다. 아흑~

열심히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뺐던 때를 떠올리면 너무나 쉽게 살이 쪄버린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씁쓸하기만 하다.


괜히 아내 탓이라고 핑계를 댄다.

아내가 외식을 좋아해서 그렇다고.

여기가 맛있대, 여기가 잘한대, 라는 말을 듣고 아내의 손을 잡고 같이 쫄래쫄래 따라다니다가 그만 몸무게가 이리 늘어나게 되었다고.

한두 젓가락씩 나에게 덜어준 것을 먹다 보니 살이 찌게 되었다고.


물론 아내는 나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이리저리 끌고 다녀서 본인도 체중이 늘어났다고.

그래서 맞는 옷이 없다고.

그러니 새 옷을 사야 할 것 같다고.


이럴 때는 필름을 되돌려서 보고 싶다. 누구 말이 맞는지.

또다시 바지에 벨트를 맬 일이 없어지는 건가.

바지가 작아서 억지로 몸을 구겨 넣는 일이 생기는 건가.

숨쉬기가 곤란한 바지를 입고 다녀야 하는 건가.

흑~ 그럴 수는 없다.

안 돼, 안 돼, 안 돼!


험난한 다이어트의 길에 다시금 들어서야 하나.

아, 어쩌지. 오늘 저녁에 버거킹에서 와퍼 프로모션을 한다고 해서 버거킹에 와퍼 햄버거를 먹으러 가기로 했는데. 감자튀김을 추가해서.


일단 무더운 여름에 기력이 달리니 이 여름이 지나가면 그때는...


202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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