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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하늘과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by 자작가 JaJaKa

어쩌다 보니 하늘과 더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전에 살던 곳이 10층이었는데 이번에 이사 온 곳은 16층이거든요.

불과 6층 차이인데 땅에서 한참 멀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땅에 두 발을 붙이고 살고 싶건만

나의 바람과는 다르게 점점 더 하늘과 가까운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언제쯤 흙을 밟고 살 수 있을지.

하늘과 가까워져서 좋은 점은 예전에 비해 전망이 훨씬 더 좋아졌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제대로 커튼을 열고 지내지 못할 만큼 앞쪽에 위치한 아파트와의 간격이 좁고 옆 동과의 거리가 가까웠는데 새로 이사 온 이곳은 널찍널찍해서 좋고 앞의 전망을 가리는 것이 없어서 그 부분에서는 좋은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다소 멀어졌지만 이곳에서의 장점을 최대한 많이 찾으려고 합니다.

아내가 진즉에 이사 올 걸, 라는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있자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아직은 낯설고 좀 더 적응을 해야겠지만 새로운 이 도시를 알아갈수록 이 도시의 매력에 조금씩 빠져들 것만 같은 생각이 듭니다.

여기 살기 좋아요, 진짜 살기 좋아요, 라는 주변 분들의 말처럼 살기 좋은 도시로 내 마음속에 자리 잡기를 희망해봅니다.


하늘과 가까워져서 그런지 구름과도 거리가 가까워진 것처럼 느껴지네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거리에 흰 구름이 두둥실 떠가는 것이 보입니다.

시선을 조금 내리니 차들이 신호등에 걸려 나란히 서 있는 것이 보입니다.

잠시 뒤 신호등의 색깔이 바뀌고 서 있던 차들이 힘차게 앞으로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모습을 보면서 내가 지금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2주 만에 방 안에서 보는 풍경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순간이동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늘과 더 가까워진 만큼 하늘처럼 넓고 푸르른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잠시 가져봅니다. 높은 층으로 이사를 왔다고 기분이 너무 센치해진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2022년 5월 중순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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