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21

by 배져니
201606018-저 하늘을 날아서 사본.jpg






1


수요일마다 듣는 강좌가 있다. 일찌감치 가서 자리를 확보하고 쉬고 있는데 바깥이 심상치 않다.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욱 주욱~도 아니고 쏴아~쏴아~, 막 그런 소리를 내면서.


2시간의 강좌를 다 듣고 바깥을 보니 아직도 비가 내리는 기색이었다. 옆에 있는 언니에게 "비가 많이 내리나 봐요, 우산 안 가져왔는데...."라고 하자 어디선가 그런다.


"아까 그쳐서 지금은 별로 안 올걸요."


돌아보니 그 강좌 공간에서 일하시는 직원분이셨다. 그분이 다시 바깥을 보며, "어?"하신다.


옆에 가서보니 '그쳐서 별로 안'온다는 그 말은 가당치도 않은 말이었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빗줄기가 쏴아~.


나는 웃으며 "왜 거짓말하세요."라고 했다.

그분 머쓱해하시다가 "잠시만요."하더니 근처 사물함을 뒤진다. 그러고는 우산 하나를 찾아서 건네준다.


"다음 주에 가져다주셔야 해요."


거참, 친절해서 좋긴 한데... 다음 주에 그냥 우산만 돌려줄 수 없을 것 같다.

우산 대여료 명목으로 뭔가를 해 드려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달까.


에잇! 낯가리고 붙임성 없는 사람한테, 낯 안 가리고 붙임성 있는 친절을 베풀면 어쩌라는 것인가!

이것 참, 신경이 쓰여버리고 마네.

여튼 고마운 것은 고마운 것이니까... 무엇인가를 해드려야겠다.









2


새운동화를 샀다.

3시간 동안 착화하고 있었는데 예전 운동화와 달리 발에 땀이 차지 않았다. 습기 없이 발이 뽀송뽀송한 느낌이었다. 그 후 다시 4시간을 착화했는데 여전히 발에 땀이 차지 않았다.

후덥지근한, 결코 시원한 날씨가 아니었는데 말이다. 운동화의 통풍성이 좋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속으로 '제값을 하네~' 싶어 마음이 뿌듯했다.


오후에 비 내리는 거리를 걷다가 또 하나를 확인했다.

빗물이 신발에 떨어지면 그대로 통과해서 신발 안으로 들어온다는 사실을. 보온보다는 통풍을 위주로 만들어진, 그러니까 이 운동화는 4계절용이 아니라 특화된 여름용 운동화라는 것을.


뭐야? 그럼, 겨울엔 겨울용 운동화를 따로 사야 한다는 거?

나는 사계절용인 줄 알고 샀는데?

여름용으로서는..... 어쩐지 가볍고 좋더라, 쩝.


떨떠름하면서도 통풍성 하나에 구시렁이 들어가는 나를 발견했다.

확실히, 잘 만들어 놓으면 불만도 사그라든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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