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5-057
1
이제 곧 9월.
작정하고 의지를 불태워가며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라고 말할 수 있게 결심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게 다짐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12월까지 작업 진도를 짜 놓았는데 지금 어긋난 상태다.
만회하려면 밤낮으로 열심히 작업해야 하지만 마음은 평온한 상태이다.
에라이, 다 못하면 내년으로 제쳐버려.
그럼 다짐을 못 지키지 않느냐고?
몰라! 배 째! 배 째!
3
위 말은 농담이다.
내 인생행로를 걷는데 어떻게 나 몰라라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자못 심각하다.
하지만 마음이 평온한 것은 사실이다.
어긋나 버린 진도는 스트레스이다.
지금 당장 만회할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하루 작업량을 조금 더 늘려서 차츰 진도를 따라잡자는 자구책을 세웠다. 12월까지 '빡세게' 해내려면 벌써부터 피곤해지는 기분이다. 그것이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고 말이다.
4
부모님이 나를 많이 배려해주신다.
가끔 아버지는 아주 특별히 기대하고 있다는 식으로 말씀하셔서 부담감을 상승시키다가도 마무리는 놀리시는 식으로 끝을 내셔서 나를 웃음 짓게 하신다. 그런 식으로 나의 의지를 북돋우어 주시는 것이다.
5
기대를 많이 하시면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열심히 하게 되고, 기대를 안하시면 뭔가 보여주겠다는 오기로 열심히 하게 된다.
이러나저러나 어쨌든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기대를 많이 하시면 내게 희망을 가져주시는 게 감사하고, 관심을 안 보이시면 나를 편안히 해주려고 배려하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이러나저러나 어쨌든 감사하기만 한 존재시다, 부모님은.
6
무슨 일이든 작업 스트레스는 있는 법이다.
그래서 나도 그런 스트레스에 시달리지만 남달리 마음이 편안한 것은 부모님 덕이 아닌가 싶다.
묵묵히 지켜봐 주시고, 기대감을 표현하고 싶지만 혹여 부담될까 자주 묻지 않으시고, 가끔은 무관심이 아닌가 싶게 그냥 내버려 두시는, 그런 부모님이 계셔서 천군만마의 지원군을 얻은 것처럼 나는 마음이 든든하다.
믿고 기다려주시는 부모님의 마음을 배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선은 내 인생이기 때문에 열심히 살려고 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괜찮은 딸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러하기도 하다.
7
이제 곧 9월.
작업을 생각하면 '언제 다 하나?' 싶어 까마득하다.
'매일, 꾸준히'
저 두 단어만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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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지혜가 모자라서 일에 실패하는 적은 거의 없다.
사람에게 부족한 것은 성실이다.
성실하면 지혜도 생긴다.
- 벤자민 디즈레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