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12

시즌5-071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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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초급 강의 수강을 끝내고 중급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가서 자리 잡고 앉아있는데 한 여성분이 와서 인사를 한다.


"이 강의 오래 들으셨어요? 초급반에서 여러분이랑 알고 계신 것 같던데..."


나, 약간 당황했으나, 솔직히 묻기로 했다.


"초급반 들으셨어요? 저는 못 뵌 것 같은데..."


"어? 그러세요? 저는 종종 봤는데..."


"모자를 쓰고 계셔서 잘 모르겠어요. 모자 쓰신 분은 못 뵌 것 같은데..."


"아 그래서 그런가요?"


그러시면서 여자분은 모자를 벗으셨다. 짧은 머리칼이 드러나고 얼굴도 명확하게 보여졌다.


"아! 저쪽에 앉으시는 분이구나, 저쪽에 앉으셨지요?"


"네!"


피차에 기분 좋게 인사를 하고 약간의 잡담을 나누다가 수업이 시작되어 그분은 자리로 돌아갔다.


근데.. 솔직히.. 그분이 누군지 모르겠다. 본 기억도 없다.

'저쪽에 앉'느냐고 맞힌 것도 대략 그쪽에 여자분들 몇몇이 계시길래 대충 '때려' 맞힌 것이다.

수업을 들은 지 꽤 오래전부터인데 아직도 누가 누군지 구분을 잘 못한다. 의외로 내가 사람 얼굴을 잘 기억 못하더라. 이런 사실을, 이런저런 강좌를 듣다가 알았다. 사람들이 종종 내게 인사를 걸어오는데 나는 당최 모르겠는 거다. 어느 순간부터, 몰라도 아는 척하는 일종의 '사회성'을 길렀다.


일단 사회성으로 어색함을 극복했지만 다음부터는 그 여자 샘에게 붙임성 있게 먼저 아는 척을 해봐야겠다.





2


등산을 갔다 오신 아버지의 볼이 새빨갛다.

날이 워낙 추워서 볼이 얼었나 보다.

바라클라바를 구입하려고 웹 쇼핑을 했다.

이래저래 살펴보다가 저렴한 것으로 구입해 드리려고 했는데, 왠지 내 물건은 좋은 것들로 장만하는데, 아버지 물건을 마련하는 데에 저렴한 것을 선택하려니, 뭔가 양심상 찔렸다.

사람이 양심이 찔리면 심리나 행동이 반대되는 쪽으로 거대하게 발휘되는 것 같다.

비싼 바라클라바를 구입했다.

도착한 바라클라바를 아버지는 마음에 들어 하셨다.

그러셔야지, 좋은 건데, 안 좋아하시면 섭섭하지.


그래서 말인데.. 음... 이것도 효도로 쳐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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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사회적 성숙, 타인과 원만하게 상호작용하는 능력, 다양한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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