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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Sep 28. 2019

자잘한 이야기 02

시즌6-004



1


영어 수업에서 '개성, 성격'에 대한 수업을 하고 있다.

그날은 '이상형의 성격이 어땠으면 좋겠냐?'라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수강생들은 각자 성격을 나타내는 단어를 하나씩 내뱉었다.

정직함, 믿음직함, 긍정적임, 재치, 마음 따뜻함, 창의적, 유쾌함 등등...

좋은 단어는 다 나오는가 싶었다.

그러다가 막바지에 70대 여자 샘이 한마디 던졌다.


"오비....."


나는 못 알아들었다. 선생님은 그 여자분의 말에 큭큭 웃으셨다.

70대 여성분이 내건 이상형의 성격이 뭘까 새삼 궁금해질 때 그녀는 못 알아들은 사람들을 위해 한 번 더 말했다.


"오비디언트 (obedient )"


그제야 알아들은 나는 팍 웃음을 터트렸다.

순종적이고 복종적인 남자가 이상형이라는 뜻이었다. 선생님은 큭큭 웃으시다가 한마디를 내뱉었다.


"it's a dog"


70대의 남자분이 순종적인 여자가 이상형이라고 했다면, 되게 가부장적이고 고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같은 단어라도 연륜 있는 70대의 여성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 뭔가 되게 웃음이 났다.

선생님의 대꾸도 웃음이 나긴 마찬가지였다. 그건 개, 라니. 후훗.





2


근 몇 해 동안 독서를 많이 하지 못했다. 올해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독서량을 늘이려 했지만 현재까지 몇 권 읽지도 못했다.

이러던 차에 유튜브에서 1일 1책을 했다는 분의 인터뷰를 보았다.

성함은 기억나지 않는데 여하튼 그렇게 4년 동안 매일 한 권씩 읽어서 2천 권을 읽었다고 한다. 열독해나가면서 이혼의 위기를 극복하고, 번번이 떨어지던 면접에 합격하고,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니게 되었다는, 삶이 극적으로 변화했다는 내용이었다.

1일 1책이 가능하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녀의 긍정적 변화가 부러워서, 

'나도 한 번 해봐?'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도저히 1일 1책은 안되겠고 좀 완화해서 3일 1책을 하기로 했다.

다짐하고 8일이 지났는데 2권 밖에 읽지 못했다. 시작부터 실패다.


아 아얏... 아얏! 아고 아고... (마음의 상처로 아파하는 져니)


하지만 성공이기도 했다. 목표 치보다 덜 읽었지만 다짐 안 했던 때보다는 많이 읽었으니까.


후우~~호오~~~ (상처에 호오 하는 져니의 셀프 치료)


작심삼일로 끝이 난다면 삼일마다 작심하리라 다짐한다. 이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난다면 그 또한 다시 삼일마다 결심하고, 그 결심이 삼일 후에 어그러진다면 다시 삼일... 또 삼일 후... 무한정 반복하리라.

그래서 결국엔 삼일마다 한 권씩 읽어내는 쾌거를 얻어낼 생각이다.





3


작업이 하고 싶어서 마음이 간질간질 하다.

시작 전에 대략의 구성을 짜야 하는데 그게 어려워서 차마 시작을 못하고 있다.

1년 반 고생했으니 좀 놀아야지, 하는 마음으로 쉬고 있으나, 쉴 만큼 쉬었는지 매일 일어나서 할게 없다는 게 뻘쭘하게 여겨진다.

천상 그냥 마냥 저냥 놀 성격은 아닌가 보다.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작업에 돌입할 자세를 취해야겠다.





4


9월도 막바지. 3/4분기까지 지나가고 있다.

마지막 4/4분기도 열심히 살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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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폭력은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킬 수는 있으나, 

상대를 순종시킬 수는 없다.


-셰익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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