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6-036
1
입맛이 도통 없는 요즘이다.
뭘 먹어도 입맛이 없어서 밥은 그냥 삼켜 뱃속에 쟁여놓는다는 느낌으로 물을 말아서 후룩 마셔버린다.
2
거기에 잠은 원래 많았는데 요 며칠은 잠 폭탄을 맞은 듯 미친 듯이 잠을 잤다.
봄 타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데 '누군 봄 안 타나? 혼자 봄이야?'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해서 홀로 시무룩해졌다.
나는 정말 많이 자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3
주민센터가 완공되었다.
집 근처에 있던 작은 도서관이 완공된 주민센터로 입관했다고 한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어서 가봐야지.'하는 의욕은 없다.
집 근처에 있을 때에는 3분 거리라서 반바지에 슬리퍼, 모자 하나 눌러쓰고 찾아가 후딱 책을 빌려 나오면 됐다.
하지만 이제 10분 거리의 그곳은 허름한 반바지는 좀 그렇고 슬리퍼도 좀 그렇다.
그래서 작은 도서관까지의 거리는 10분 거리이지만 실제로는 20분쯤 걸릴 것이다. 말인즉, 준비 시간이 더 든다는 뜻이다.
4
어제는 살게 있어서 외출했다. 외출 중에도 느꼈지만 얼굴을 먹다시피 가린 마스크가 답답했다.
집에 돌아와서 마스크를 벗어봤더니 얼굴이 벌겋다.
내가 그렇게 벌건 내 얼굴을 언제 봤나 생각해봤는데, 아주 예전, 사우나 갔을 때 그런 벌건 색을 본 것 같다.
어찌나 갑갑하고 덥던지, 원.
5
입맛도 없고, 잠은 많이 자고, 도서관에 가자니 생각 외로 준비를 더 해야 하는 게 귀찮고.... 마스크가 답답하고...
아아... 져니는 지금 [투덜이 스머프] 모드이다.
기왕 모드가 그렇게 되어있으니 한 마디 하자면,
6
난 코로나가 싫어!
7
투덜이 스머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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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
-백범 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