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져니 May 23. 2020

투덜이

시즌6-036




1


입맛이 도통 없는 요즘이다.

뭘 먹어도 입맛이 없어서 밥은 그냥 삼켜 뱃속에 쟁여놓는다는 느낌으로 물을 말아서 후룩 마셔버린다.




2


거기에 잠은 원래 많았는데 요 며칠은 잠 폭탄을 맞은 듯 미친 듯이 잠을 잤다.

봄 타서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데 '누군 봄 안 타나? 혼자 봄이야?'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해서 홀로 시무룩해졌다.

나는 정말 많이 자고 싶지 않은데 말이다.





3


주민센터가 완공되었다.

집 근처에 있던 작은 도서관이 완공된 주민센터로 입관했다고 한다.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어서 가봐야지.'하는 의욕은 없다.

집 근처에 있을 때에는 3분 거리라서 반바지에 슬리퍼, 모자 하나 눌러쓰고 찾아가 후딱 책을 빌려 나오면 됐다. 

하지만 이제 10분 거리의 그곳은 허름한 반바지는 좀 그렇고 슬리퍼도 좀 그렇다. 

그래서 작은 도서관까지의 거리는 10분 거리이지만 실제로는 20분쯤 걸릴 것이다. 말인즉, 준비 시간이 더 든다는 뜻이다.




4


어제는 살게 있어서 외출했다. 외출 중에도 느꼈지만 얼굴을 먹다시피 가린 마스크가 답답했다. 

집에 돌아와서 마스크를 벗어봤더니 얼굴이 벌겋다. 

내가 그렇게 벌건 내 얼굴을 언제 봤나 생각해봤는데, 아주 예전, 사우나 갔을 때 그런 벌건 색을 본 것 같다. 

어찌나 갑갑하고 덥던지, 원.





5


입맛도 없고, 잠은 많이 자고, 도서관에 가자니 생각 외로 준비를 더 해야 하는 게 귀찮고.... 마스크가 답답하고...

아아... 져니는 지금 [투덜이 스머프] 모드이다.

기왕 모드가 그렇게 되어있으니 한 마디 하자면,




6


난 코로나가 싫어!



7


투덜이 스머프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다 해봤다.




----------------------------------------------



산고를 겪어야 새 생명이 태어나고,

꽃샘추위를 겪어야 봄이 오며,

어둠이 지나야 새벽이 온다.


-백범 김구

매거진의 이전글 자잘한 이야기 1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