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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Sep 05. 2020

자잘한 이야기 17

시즌6-051




1


노트북 충전기가 고장 날 것 같았다.

충전기 전선이 비벼지고 닳아서 곧 피복 내부의 구리 선이 나타날 것 같았다.

그래서 웹에서 충전기 하나를 주문했다. 망가져서 급하게 구하기보다 미리 준비해두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2


다음날 쇼핑몰 측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사는 지역구의 우체국 직원들이 자가 격리 중이란다. 

그래서 우체국 택배가 중단되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받을 주소는 없느냐고 물었다. 

번거로워지는 게 귀찮아서 그냥 취소 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3


코로나가 생각보다 가까워진 것 같다.

스스로 조심하는 건 '혹시 모르니까 대비하는 것'쯤이었는데, 사소하지만 이렇게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건 '적색불 켜짐'같은 기분이랄까? 택배라는 사회망에서 제외되었다고 생각하니 어쩐지 고립되는 것 같고 무서워지는 느낌이다.





4


새벽부터 아침까지는 비가 오고 바람이 휘몰아치더니 오후인 지금은 해가 쨍쨍하다.

비바람 코로나가 지나가고 택배망 정상화라는 볕이 내리쬐이길 바래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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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은 행복한 전염병이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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