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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Nov 14. 2020

돈까스 맛있냐?

시즌6-061



1


며칠 전 어머니가 홈쇼핑 채널에서 돈까스 상품을 보고 계셨다.

어머니는 "맛있겠지? 사면 먹을래?"라고 물으셨고 져니는 당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2


그렇게 해서 도착한 돈까스는 냉동실에 잘 보관되어 있다.

도착한 첫날 한 개를 확인차 먹어봤는데 고기도 실하고 튀겨진 정도도 적당하고 맛이 좋았다.

어머니는 잘 샀다고 만족해하시며 당분간 반찬 걱정을 덜으신 듯 좋아하셨다.




3


어느 날 정오가 되어 기상한 져니는 물을 마시기 위해 거실로 나갔다.

어머니 왈,


"일어났어? 밥 먹어야지? 기다려, 져니는 특식을 해줄게."


곁에 계시던 아버지 왈,


"벌써 점심을 먹어? 한 30분 뒤에나 먹지그래?"


"당신은 30분 뒤에 드시구려."


어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고 프라이팬을 달궈 돈까스를 튀기셨다. 져니도 냉장고에서 반찬들을 꺼내고 수저를 놓는등 상을 차렸다.

식탁에 앉아 어머니는 점심, 져니는 아침 겸 점심인 식사를 하게 되었다.

막 일어나 입맛이 없어서 뭘 먹든 안 넘어갈 것 같았는데 돈까스가 맛있어서 한 입 두 입 잘 들어갔다.

어머니도 된장국과 나물을 반찬 삼아 맛있게 드시고 계셨다.

소파에 앉아계시던 아버지가 식탁 쪽으로 다가오셨다. 그리고 물으셨다.


"돈까스 맛있냐?"


져니는 입안에 돈까스가 가득해서 대답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져니를 보시던 아버지가 서글픈 듯 말씀하셨다.


"져니가 먹는 거... 나도 먹고 싶다."




4


식사 중이던 어머니와 져니는 밥알을 뿜을 뻔했다. 

진짜 뿜을 순 없는 노릇이어서 모녀는 애써 입안에 머금은 채로 한참을 웃었다. 

두 사람은 눈이 초승달이 되어서 식사가 끝날 때까지 어디 아픈 사람처럼 밥을 잘 삼키지 못해서 혼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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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가장 좋은 양념은 공복이고 

마실 것에 가장 좋은 향료는 갈증이다. 


-소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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