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배져니 Dec 19. 2020

러시아 이름은 왜 길지?

시즌6-066



1


독서를 많이 하는 건 좋다.

거창하고 규모 있게, 많이 씩 하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었다.

완전 동떨어진 답은 아니지만 유일한 정답이 아님을 인식했다.


어릴 적에는 앉은 자리에서 4시간을 버티며 책 한 권을 완독했었다.

그렇게 읽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읽느라 몸이 고되어서 그랬을까, 책의 뒷부분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는 희미하곤 했었다.

어느 순간 그런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이제는 집중력도 시간도 부족해서 그렇게 읽는 것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방법을 달리해 짧게 자주 읽기로 했다. 

1~2시간을 읽기보다 30분을 읽기, 1일에 한 권 읽기 보다, 1주일에 1권 읽기,를 선호하기로 했다.

다짐은 했으나 여전히 매일 읽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도 그 방법이 오래, 멀리 갈 수 있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2


체호프의 희곡을 읽고 있다.

러시아 사람의 이름은 왜 그렇게 어렵고 긴지 모르겠다.

10글자 넘는 이름이 수두룩해서 희곡 속 인물의 이름을 외우기 어려운데, 때론 애칭, 별칭으로 바꾸어 부르기까지 한다. 

실상 이름은 하나이지만 한사람 당 서너 개의 호칭을 사용하니, 눈이 어지러웠다. 

이름을 봐봐야 당최 누가 누군지 파악이 쉽지 않았다. 때문에 등장인물 설명 페이지를 수시로 봐가면서 누구인지 확인을 해야 했다. 

눈알에 쥐가 나는 듯했다. 

그렇게 해서 어느 정도 인물 파악이 되는 듯싶었을 때에는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다. 참 섭섭했다, 쳇.





3


체호프의 풀 네임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이다.

무슨 이름이 이렇게 길단 말인가? 

이름이 길어서 글을 잘 쓴다는 이유라도 있으면 모를까, 이름이 이렇게 길 필요가 있을까? 

하긴, 그렇게 따지면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 갑자 동방삭, 은 글 좀 쓴다 하는 체호프의 뺨을 열두 대 때리며 노벨상을 타겠네그려.

이럴 때가 아니지... 내 이름을 바꿔야 하겠네.

배지연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후우.. 글 잘 쓰고 싶다...

체호프 씨... 잘 썼던데... 쳇.





4


누군가는 재능이 있어야 글을 쓴다고 하고, 다른 누군가는 노력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나는 둘 중에 둘 다 해당하기를 바란다.

그러면 극강으로 글을 잘 쓸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글 쓰는 것도 독서와 다를 바 없다.

하루에 수십 장을 쓰고 6일을 노는 것보다, 하루에 댓장을 쓰되 6일을 계속 쓰면 그게 더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쓸 수 있는 동력원이 된다고 믿는다.

'조금씩, 꾸준히'가 중요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읽고 쓰기를 해나가다 보면, 뭔가 색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5


날이 춥다. 12월도 중반이다.

슬슬 이러저러한 목록들을 정리해나가면서 내년 계획도 궁리하고 있다.

코로나가 기승이니 일단 외부 활동보다는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일 위주로 계획을 짜고 있다.

기왕이면 코로나의 세가 잡혀서 내년에는 외출하여 배우러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몇 장? 얼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