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6-087
1
노트북 상큼이가 내 수중에 온 지도 며칠이 됐다.
처음엔 정리가 되지 않아 번거로운 일이 많았다.
데스크톱 컴미가 오늘 내일 해서 그 안에 품은 내 글과 그림들을 백업해둬야 했다.
옮기고, 자리를 정해서 나열하고, 중복되는 것은 지워주고, 한창 정리를 하고 나니 이틀이 훌쩍 지나버렸다.
그제야 조금 상큼이의 기틀이 세워지고 일목요연한 정리가 되었다.
2
방 정리정돈에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책상 위를 주목했다.
책상 위에 물건이 많이 올려져 있으면 뭔가 어수선한 느낌이다.
학생적에는 책이며 볼펜이며, 딱 내가 놓는 자리에 놓아놔야 안심이 됐는데
이제는 딱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게 아니다 보니 물건을 다 치우고만 싶다.
책상 위가 훤해야 방도 시야도 넓어 보이니까 말이다.
근데 분명 치웠는데 뒤돌아서서 다시 보면 컵이나 메모지가 흐트러진 듯 맥락 없이 놓여 있을 때가 많아서 고심된다.
어떻게 해야 박제된 것처럼 흐트러지지 않고 완벽하게 정리될 수 있을까?
나는 방법을 안다.
그건 여행을 갔다 오면 된다.
복잡한 책상을 보다 못한 어머니가 싹 정리해 두실 것이다. (ㅎㅎㅎ)
여행만 다녀오면 마침내 완벽하게 깨끗한 책상을 보며 만족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코로나 시국, 여행이 웬 말이냐.
그냥 살아있는 증거로 주변이 어수선한 것이라고 치부하며 시시푸스 돌덩이 굴려 올리듯 매일 치우고 정리해야 할밖에 없다.
3
컴퓨터 안이나 내 방 안이나, 자료들로 넘쳐난다.
둘 다 정리하기 어려운 건 매 마찬가지이다.
틈틈이 시간을 내어 조금씩 덜어내고 정돈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