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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May 22. 2021

자잘한 이야기 26

시즌6-088




1


아버지의 얇은 점퍼에 기름때가 묻었다. 

아버지는 잠시 식당에서 점퍼를 벗어뒀는데 무슨 기름인지 모를 때가 묻었다고 하셨고 어머니는 옷을 세탁소에 맡기셨다. 

그러나 세탁소에서도 못 지우는 얼룩이었다. 

세탁소 주인분은 '안 지워지더라.'고 하며 6000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원래 1만 원 받는 것인데 안 지워져서 그렇게만 받는 것이라고 하셨단다. 

집에서 중성세제로도 지워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아버지는 웹에서 기름 지우는 방법을 한참 검색하시더니 내게 말씀하셨다.


"져니야, 너 마시게 콜라 사와라."


검색에 콜라로 기름때를 지운다는 정보가 나왔나 보더라. 

평소 같으면 콜라, 사이다 등등 탄산음료는 못 마시게 하시는 분이 "너 마시게"라는 단서를 붙이시며 콜라 심부름을 시키셔서 속으로 한참 웃었다.  내가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엄청 귀찮고 싫어해서 가끔 아주 늦장을 부려 겨우 심부름을 하기 때문이다. 

아버지께 '나 마실' 콜라를 갖다 드렸더니 직접 천에 콜라를 묻혀서 점퍼의 얼룩에 문지르셨다. 

그리고 마침내 얼추 얼룩을 다 빼셨다. 

축하드렸다. 

그리고 그렇게 사용한 콜라는 1.2L 중 90%가 남았고 그건 내가 다 마셔드렸다.


아, 심부름해드려, 성공을 축하해드려, 유해한 음료 다 마셔드려, 난 착한 딸.




2


어머니가 장윤정, 도경완 씨 딸 하영이가 귀엽다고 홀딱 빠지셨다.


"가스나가 말도 얼마나 잘하고 귀여운지, 원. 너무 이뻐 죽겠어."


...라고 하시며 유튜브에서 그 아이가 나오는 영상은 모두 플레이해서 보셨다.

이거 이거... 내 사랑의 강력한 라이벌이!

도하영, 이 나쁜 계집애, 내가 이기고 말 거야.

('나예리, 이 나쁜 계집애.'뉘앙스로 읽기를 추천:BGM 달려라 하니)


흠.. 하영이... 귀엽긴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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