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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져니 Mar 02. 2024

자잘스토리 8 - 009 - 잠, 운동, 술







1


배움처 과정이 끝나고 내리 잠만 자고 있다.

원래 잠이 많았는데 꼬박꼬박 배우러 나가다 보니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했고

그 생활이 긍정적인 방식임을 알지만

나의 생활패턴과는 반하는 것이라 난감했다.




2


겨우겨우 배움처 과정을 수료하고

긍정적이지 않은 불규칙적 일상으로 복귀,

나는 일단 잠부터 자기 시작했다.


자고 일어나서 요기하고 자고 또 자고, 또또 자고...

내가 생각해도 너무 요상스럽게 잠만 잤다.




3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너는 잠이 좋냐, 운동이 좋냐?"


"잠."


자칫 오해하실 수 있어 첨언하자면

실내 자전거 기구를 작년 3월쯤에 한 번 사용하고

방치하고 있다. 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버지께서 당연히 알고 계시고 농담하신 것인데

아버지는 아마 내가 스스로 멋쩍어서 

대답을 주저주저하는 모습을 보일 줄 아셨던 것 같다. 

그러나 난 아버지의 질문에 1초도 망설이지 않았다.


"잠."


아버지가 너털 웃음을 지으셨고 나도 뭔가 웃긴 것 같아서 같이 웃었다.




4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농담하는 사람에게 


'물만 먹고 어떻게 살이 쪄요? 물에 밥을 말아 먹었겠지요.'


...라고 응수하는 예능인의 농담을 들은 적 있다.

물에 밥 말아먹는 정도면 살이 안 찔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그 물밥을 '많이' 먹으면 무조건 찐다.


많이 먹지 않고 지방이 적은 식단, 건강식단을 섭취하는 사람들이라도 

해가 갈수록 쌓이는 군살은 운동이 아니면 해결이 안되는 것 같다.


또한 '살'이 아닌 '체력'을 생각해서라도 

건강을 위한 답은 운동이 유일하다.




5


우리 아버지는 운동을 굉장히 열심히 하신다.

그래서 건강하시다.

그런데 흠이라면 약주를 꽤나 즐기신다.


내일 아버지께 농담이 아닌 진지한 질문을 던져볼까 한다.


'아버지는 운동이 좋으세요, 술이 좋으세요?'


아버지의 너털웃음을 확신한다.




6

나는 안 하지만, 좋은 건 아니까 권한다.


운동하시라.

물론 나도 하게 될 거다, 아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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