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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잘스토리 8 - 080 - 마실 것

by 배져니






1


단백질 쉐이크를 구입했다.

곡물 맛이라더니 우유에 섞어 마시니

꼭 미숫가루 맛이 났다.


단백질 쉐이크는 처음 구입하는 것이라서

조금은 큰 기대를 했다.

그러나 딱 미숫가루 맛, 맛은 달달하고 좋았으나

너무 익숙한 맛이라서 전문 트레이너가 애음하는,

운동가들의 단백질 쉐이크와는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2


인터넷으로 흑맥주를 구입했다.

도수가 0에 수렴한다고는 하나

기분 탓인지 약간 취하는 느낌이다.

요 며칠 도통 마실 생각이 안 들었는데

비가 주룩 오니 빗소리를 들으며


'한 캔? 아니야...'


...라고 자문자답을 동시에 한다.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맥주보다는 커피 애음이 아침 루틴이니까.




3


집에 팩 우유를 박스째로 구비해두는데,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거나,

판나코타를 만들거나,

아주 드물지만 라테를 만들거나...

그런 것들은 손이 좀 가는데,

만약 요구르트가 있다면,

우유 200ml에 요구르트 한 병을 섞어마시면

뭔가 살짝 색다르다는 정보를 공유한다.

두 가지 모두가 유제품이라 이질감 없이 섞이며

맛은 우유가 살짝 새콤해진 맛이 나는데

맨 우유 마시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즐겁게 마시게 된다.

어머니가 그 방식을 알고 계시므로 요구르트를 3줄을 사 오셨다.

맥주, 우유, 요구르트로 냉장고 안이 복작복작하다.




4


한동안 수정수를 만들어마시다가 6월 즈음에 멈췄다.

물을 한번 끓여야 하는데,

이 더위에 물을 끓이면... 너무 덥다.

수정수는 가을에 다시 만들기로.




5


기상 후 식사를 한 후 원두커피를 마시지만,

또 믹스커피가 당길 때가 있다.

그럼 세 봉지를 털어 넣어서 찐하게 냉커피를 마시는데

그게 또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이번엔 맥심 믹스커피 이외에 특별히 카누 분말 커피도 샀다.

아직 안 해봤는데, 그 두 커피를 믹스해서

요래저래 첨가하고 이래저래 섞으면

아주 맛이 괜찮은 커피가 나온다고 해서

함 해보려고 기회를 보고 있다.

그냥 만들면 되지 무슨 기회를 보느냐고?


집안에 마실 것이 넘쳐나다 보니

선택 장애 생기는 중이다.

만드는 데에 손이 많이 가면 아무래도 귀찮아서리...

그러나,




6


귀찮더라도 다도는 참 해보고 싶다.

다도의 순서가 사색적이고 명상적이어서

도 닦는 기분으로 해보고 싶은데,

뒷정리 과정이 마음에 걸린다.

설거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다기도 있지만

아무래도 사용한 물을 버려주고, 다기들을 잘 말려주고,

찻잎을 정리하여 버리고....


다도라는 것이 그 정리까지가 다도이겠으나,

내 도량은 아직 마시는 것까지가 낙도의 과정 같아서

아무래도 시작하기가 망설여진다.

물론, 생차나 다기들이.... 겁나 비싸...




7


나는 전생에 물고기였는가?

나는 왜 이렇게 마시는 걸 좋아하는가?


아무튼, 맥주, 우유, 요구르트, 원두커피, 믹스커피,

단백질 쉐이크까지...어쨌거나 마실 것들이 많아서 좋다.

우리 집, 음료 부자.

훗!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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