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백질 쉐이크를 구입했다.
곡물 맛이라더니 우유에 섞어 마시니
꼭 미숫가루 맛이 났다.
단백질 쉐이크는 처음 구입하는 것이라서
조금은 큰 기대를 했다.
그러나 딱 미숫가루 맛, 맛은 달달하고 좋았으나
너무 익숙한 맛이라서 전문 트레이너가 애음하는,
운동가들의 단백질 쉐이크와는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2
인터넷으로 흑맥주를 구입했다.
도수가 0에 수렴한다고는 하나
기분 탓인지 약간 취하는 느낌이다.
요 며칠 도통 마실 생각이 안 들었는데
비가 주룩 오니 빗소리를 들으며
'한 캔? 아니야...'
...라고 자문자답을 동시에 한다.
일어난 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맥주보다는 커피 애음이 아침 루틴이니까.
3
집에 팩 우유를 박스째로 구비해두는데,
밀크티를 만들어 마시거나,
판나코타를 만들거나,
아주 드물지만 라테를 만들거나...
그런 것들은 손이 좀 가는데,
만약 요구르트가 있다면,
우유 200ml에 요구르트 한 병을 섞어마시면
뭔가 살짝 색다르다는 정보를 공유한다.
두 가지 모두가 유제품이라 이질감 없이 섞이며
맛은 우유가 살짝 새콤해진 맛이 나는데
맨 우유 마시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고 즐겁게 마시게 된다.
어머니가 그 방식을 알고 계시므로 요구르트를 3줄을 사 오셨다.
맥주, 우유, 요구르트로 냉장고 안이 복작복작하다.
4
한동안 수정수를 만들어마시다가 6월 즈음에 멈췄다.
물을 한번 끓여야 하는데,
이 더위에 물을 끓이면... 너무 덥다.
수정수는 가을에 다시 만들기로.
5
기상 후 식사를 한 후 원두커피를 마시지만,
또 믹스커피가 당길 때가 있다.
그럼 세 봉지를 털어 넣어서 찐하게 냉커피를 마시는데
그게 또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이번엔 맥심 믹스커피 이외에 특별히 카누 분말 커피도 샀다.
아직 안 해봤는데, 그 두 커피를 믹스해서
요래저래 첨가하고 이래저래 섞으면
아주 맛이 괜찮은 커피가 나온다고 해서
함 해보려고 기회를 보고 있다.
그냥 만들면 되지 무슨 기회를 보느냐고?
집안에 마실 것이 넘쳐나다 보니
선택 장애 생기는 중이다.
만드는 데에 손이 많이 가면 아무래도 귀찮아서리...
그러나,
6
귀찮더라도 다도는 참 해보고 싶다.
다도의 순서가 사색적이고 명상적이어서
도 닦는 기분으로 해보고 싶은데,
뒷정리 과정이 마음에 걸린다.
설거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다기도 있지만
아무래도 사용한 물을 버려주고, 다기들을 잘 말려주고,
찻잎을 정리하여 버리고....
다도라는 것이 그 정리까지가 다도이겠으나,
내 도량은 아직 마시는 것까지가 낙도의 과정 같아서
아무래도 시작하기가 망설여진다.
물론, 생차나 다기들이.... 겁나 비싸...
7
나는 전생에 물고기였는가?
나는 왜 이렇게 마시는 걸 좋아하는가?
아무튼, 맥주, 우유, 요구르트, 원두커피, 믹스커피,
단백질 쉐이크까지...어쨌거나 마실 것들이 많아서 좋다.
우리 집, 음료 부자.
훗!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