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 스토리 9 - 011 - 소소한 이야기

by 배져니






1


어제 오후에 정신이 좀 쨍하고 밝았으면 해서

뜨.아를 타놓고 마시다가.... 정신 '쨍'하려고 마신 건데...

세 모금쯤 마시고, 소용도 없이, 그대로 잠이 들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텀블러에 '물이 있겠거니'하고 마셨다가,

커피라는 걸 발견하고... 기쁘더라...

커피 추출을 모카팟이 해주기는 하지만,

커피 분쇄해서 모카팟을 헹구고 세팅해서 가열하고 추출한 뒤,

커피 찌꺼기 버리고...

이 일련의 과정이 나는 은근히 귀찮았던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어제의 커피일망정,

복잡한 과정 생략하고, 컵 가득한 커피를 바로 마실 수 있으니

뭔가 되게 편리했다.

너무 안락했던 나머지, 한껏 그 기분이 고취되어서,


'누가 대령해놓은 것 같다.

아메리카노일 지니가 대령해놓은 건가 봐. 훗.'


...라고 생각하며 매우 즐거웠다.




2


우리집 식구들이 빵을 참 좋아하신다.

버거, 샌드위치는 물론 케이크, 크림빵, 다른 슴슴한 빵들도 좋아하신다.

게다가 요즘 빵이 너무 맛있게 잘 만들어져서 나온다.

밀가루값이 조정되어 빵값이 내려가면 당장 우리 집부터 더 자주 구입할 것 같다.


한편, 모두 양껏 드시고 빵이 조금 남으면, 그건 내 것이 되고 만다.

맛있는 건 아실 테고, 배가 고파지시면 먼저 본 사람이 드시면 될 일인데,

양보의 미덕을 좋아하는 식구들은 서로 양보하시다가 끝내는,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서 마침 먹을 거리를 찾는 내게 안겨주시다시피

건네주고 가신다. 막 일어난 나는... 난... 밥을 찾고 있었는데....

빵을 먹게 된다...

식구들이 양보에 목숨 거신 분들처럼 권하셔서 난 꼭 먹어야만 했다.

이런 이상한 일이라니...

양보할 일 없으시게 많이 사 와야겠다.

식구들은 내 총알을 받으시라, 사랑의 빵야! 빵야! 빵야!




3


2시간 전에 창을 열었다.

이제는 창문을 열어두어도 춥지 않다.

어제는 두껍지 않고 약간 도톰한 옷을 입고 외출했었는데

등에서 땀이 나더라.

오랜만에 외출해서 옷 두께 선택에 실패한 것도 있지만,

바야흐로 봄,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따듯해지고 있다.

늦은 오후가 되어도 밖은 쉬이 어두워지지 않는다.

따뜻하고 밝고, 커피가 대령되어 있고 빵을 양보 받고...

봄과 같은 날들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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