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잘한 이야기 03

시즌5-013

by 배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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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하철을 탔다. 운이 좋게 타자마자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앉아서 폰을 보고 있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어떤 여자분이 있었다.

그 여자분의 표정이 뭔가 기분이 나쁜 듯 찡그리고 계셨다.

왜 저렇게 찡그리고 있지?

살펴보니 임산부였다. 옷으로 감추기는 했으나 제법 크게 나온 배를 숨길 수는 없었다.

찡그리고 있는 게 무슨 기분 나쁜 일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부른 배 때문에 힘이 들어서인지 나로서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왠지 내가 찔렸다.

임산부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다들 폰을 보고 있어서 그녀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 같았다.

어쩌겠는가. 내 앞에 서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이유도 없이 찔리는 내가 일어섰다.

"앉으실래요?"

"... 고맙습니다."

그녀는 앉아서도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원래 인상이 그러신 분인가 보다.


잠시 서있는데 저쪽 편에 빈자리가 났다.

앉았다.

권선징악까지는 아니더라도 내 양보의 미덕을 알아주샤 빈자리가 나타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2


얼마 전, 내 생일이었다.

아버지와 오빠는 각각 내게 여성의 덕을 쌓으라고 신사임당 여러분을 만나게 해주셨다. 뜻깊은 만남이었다.

우리 아버지, 오빠, 복을 산더미처럼 받으실지어다!






3


집 계단에서 굴렀다.

발을 헛디뎌서 무릎을 꿇으며 넘어졌는데 넘어지는 방향과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8계단 남짓을 무릎으로 쿵쿵 찧으며 전진 낙하했다.

결과, 두 무릎에 피멍이... 시퍼렇고 시뻘건 피멍이......

그 끔찍했던 사건을 두고 지금 와서 한 마디 한다면.....

...아파쪄...







4


마음이 바쁘다.

벌써 연말이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다 해내지 못했고 연말이 되도록 해내지 못할 것 같아서 벌써부터 진이 빠진다.

어차피 다 못할 건데 뭣 하려 해, 그냥 쉬고 말지.... 하는 생각이 만연하고 있다.

1년이 끝난다고 생각하기보다 그저 하루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살아야겠다.

깨어있는 시간을 알차게, 하루의 이 순간을 열심히, 매일 꾸준하게 작업해나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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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거의 없다.


-에이브러햄 링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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