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세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아빠의 이야기입니다.
자기 객관화는 수익률 측면뿐 아니라 투자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나는 현재 철저한 배당 또는 가치투자를 하고 있고 내 경험상 이것만이 개미 투자자가 돈을 버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너희들에게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너희들이 내 얘기를 들을 리 만무하고 나 역시 많은 시행착오 끝에 찾아온 길이기 때문에 결국 너희들도 나와 같이 방황하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너희들의 방황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고 하루라도 빨리 자신만의 투자방식을 찾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수 없이 많은 투자처와 투자방식이 존재한다.
하나 하나 정의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서점에 가서 주식관련 서적 몇개만 봐도 수 십가지의 투자방식을 찾아 볼 수 있다.
유튜브에는 자극적인 멘트로 자신의 투자 방식을 홍보하는 영상이 넘쳐난다.
자칭 전문가라고 하는 그런 자들의 방식을 믿어서는 안된다.
투자에는 왕도가 없을 뿐더러 대부분이 잘못된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
설령 백번 양보해서 과거 성과가 좋았고 매우 합리적일지라도 그것이 나에게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객관적으로 나에게 맞는 투자 방법 즉 나만의 원칙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게 투자자가 걸어야 할 길이다.
맞지 않는 방식의 투자를 선택하게 되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이 계속되어 결국 지치게 마련이다.
나의 사례를 설명하지만 나는 투자를 시작하고 한동안 선각자의 방식으로 투자를 했다. 즉 미래는 이렇게 저렇게 바뀔 것이고 바뀐 미래에는 A 업종, 그중 B라는 종목이 대장주가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미래를 예측하며 투자를 했다.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했다. 관련 리포트, 신문, 주식방송까지 모두 섭렵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내가 맞을 것이라는 생각은 더 확고해졌다. 마치 미래는 내가 정하는 대로 흐르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매일매일 내 생각이 맞아 들어가는지 뉴스 검색에 집착했고 정책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했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세상이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적으로 이런 투자 방식은 실패했다.
수익을 내지 못했고 내 삶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쳤다.
투자를 하는 내내 조바심에 시달렸고 주식 차트만큼이나 감정이 요동쳤다.
평안하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어려웠고 다른 것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투자 역시 삶의 일부일 뿐인데 투자가 삶을 망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선각자가 될 수 없고
정해진 미래라는 건 신기루처럼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뿐이었다.
그즈음 나는 나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나에게 맞는 투자 방식을 바꿨다.
현금흐름이 창출되고 주가의 등락에 감정적 영향을 받지 않는 종목에 장기투자를 했다.
매수 종목을 신중하게 선택하되 빈번한 매도는 자제했다.
이 경험을 통해 수익을 내든 못 내든 나에게 맞는 방식으로 해야 오래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조금 지루해 보이고 재미 없는 투자 방식이라고 평할 수도 있지만 긴 시간을 버틸 수 있었고 그 시간을 통해 내 투자 방식에 혜안이 생겼다. 무엇이든 적정 시간이 지나야 노하우라는 것이 생기는데 하이 리스크를 감내하는 투자 방식을 애시당초 오래하기 힘들다. 노하우가 생길 수 없는 구조인것이다.
빨리 가고자 할 때는 보지 못했던 것이 천천히 가고자 하면 보이는 법이다.
천천히 가면 오래할 수도 있다.
투자는 즐거워야 한다. 그래야 오래 할 수 있고 삶을 제대로 살아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자기 객관화가 필요한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어떤 투자가 맞는 건지 나 스스로를 끊임없이 되돌아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