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epi 8. 엄마의 이야기 (2)

by Jakin

엄마는 우리를 위해 노력해 주고, 미안해한다.

자신의 짐을 우리에게 넘겨준 거 같아서.

나도 솔직히 억울하다. 왜 내가 아빠의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가.

근데 또 한편으로는 엄마가 혼자 이 짐을 얼마나 오래 지었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엄마가 힘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평생을 한 사람의 뒤치다꺼리를 하고 살아가는 건 비극이지 않은가.


하지만, 난 자꾸 희망을 가졌다.

엄마 아빠가 다시 합치는 희망, 하지만 이제는 희망이 거의 없다.

희망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지만 가끔씩 다시 희망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왔다 갔다 하는 희망에 지쳐 이제는 기대하지 않는다.

한 명을 살리고자, 한 명을 죽이는 일인 격이기에.

더 이상의 희망을 갖지 않기로 한다.


엄마는 우리에게 항상 말한다.

"누군가를 만나기 전, 너를 사랑해"

"누군가를 만나기 전, 자존감을 높여야 해"

"성실한 사람을 만나"

모두 엄마가 이루지 못했던, 아빠와 반대되는 사람의 이야기였다.

엄마는 아빠를 만났을 당시 자존감이 많이 낮았고,

아빠가 엄마가 좋다고 했을 때 '누가 날 좋아하겠어'라는 마음으로 아빠를 만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들은 거의 세 달을 만나고 결혼을 했다.

그 세 달 중 한 달은 심지어 떨어져 있었다.

엄마는 아마 그때의 선택을 후회하는 듯하다.

하지만 엄마는 최선을 다했고, 잘 살아왔다.

난 가끔, 자주 생각한다, 아빠는 자신에게 찾아온 복을 차버렸다고.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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