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 7. 엄마의 이야기 (1)
아빠가 병원에 입원했다고 엄마한테 말했을 때,
엄마는 별로 놀라보이지 않았다. 나를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엄마는 이런 일이 여러 번이어서 그랬던 거 같다.
아빠는 우리가 어렸을 때도 병원에 입원하는 일, 갑자기 말을 잃는 사건들이 있었다.
어렸을 때는 그저 아빠가 일을 열심히 해서 아픈 줄 알았다.
커서 엄마가 해준 말들은 믿고 싶지 않았다.
아빠는 돈으로 책임을 지기 어려운 순간마다 아빠 자신을 아프게 만들었다.
아빠는 무책임한 사람이었다.
엄마는 이 이야기들을 혼자서 지고 있었다.
어린 우리가 아빠를 싫어하게 될 까봐, 같이 힘들어할까 봐
엄마의 무게는 꽤나 무거웠을 거 같다.
아빠는 엄마에게 많은 신세를 지었다.
어디다가 썼는지도 모르겠는 돈들이 아빠를 옥죄어오고 있을 때, 엄마는 고이고이 모아놓은 돈들로 아빠의 빚을 갚아줬다.
엄마는 돈을 참 잘 모으는 사람인데, 남은 게 없다.
한 사람은 계속 모으고, 한 사람은 계속 썼다.
아빠가 중환자실에 입원한 다음날 엄마는 여행을 가야 했다.
하지만 엄마는 남아있을 우리를 위해 여행을 포기했다.
엄마는 다음날 아침 여행 대신 나와 같이 아빠 병문안을 가줬다.
엄마와 아빠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빠는 아마 고개를 들지 못했을 거다.
엄마는 아빠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을 때, 우리와 즐겁게 놀아줬다.
영화도 보러 가고, 카페도 가고, 맛있는 것도 해 먹고.
엄마식 위로였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