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애스쿠스_질문하는 인간-여섯 번째
"저, 질문 있어요!"거의 모든 사람이 어린 시절에는 이 말을 자주 했습니다. 하늘이 왜 푸른지, 밤하늘의 별은 왜 밝게 빛나는지가 궁금했으니까요.
질문은 호기심을 가진, 생각하며 살아가는, 성장을 원하는 인간에게 내재된 삶의 태도입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 삶, 그리고 세계를 질문합니다. 질문을 통해 인간은 이해하고 방향을 정하고 선택하며, 행위하고 경험합니다. 즉, 인간은 질문하는 인간입니다. 호모 애스 쿠스(Homo Askus)!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사람은 질문을 잃어버립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실용적 필요가 모든 것에 앞서기 때문이죠. 무엇을 먹을까? 입을까? 어디에 살까? 더 많이 얻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또한 삶의 영역이 정해지면서 변화보다는 안락함을 추구하는 탓이기도 합니다. 실용성을 넘어서는 질문은 점차 삶의 도구함에서 사라집니다. 삶의 경이로움과 가능성, 미래에 대한 탐구를 하지 않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필요가 아니라 확실한 앎을 얻기 위해, 참을 수 없는 호기심을 해결하는 발견을 위해, 삶의 의미와 나를 넘어서는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은 질문을 합니다.
저는 가능한 한 넓고 깊게 다양한 차원에서 삶을 경험하는 과정이 행복한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곧 충만한 삶 말이지요. 이를 위해 인간은 질문해야 합니다.
아인슈타인은 "왜 우주가 이렇게 만들어진 것일까?"를 질문했습니다. 이 질문은 우주가 작용하는 법칙에 대한 기존 설명을 뛰어넘는 가장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법칙의 발견으로 이어졌습니다.
충만한 삶을 위해 인간으로서 물어야 하는 질문을 찾아봅니다. 질문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이끄는 힘이기 때문이죠.
호모 애스쿠스 질문하는 인간입니다.
대입고사에서 수석을 한 친구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공부를 잘하지요?" 라고 질문하면, "특별한 비결은 없습니다. 교과서를 열심히 공부하고, 복습과 예습을 철저하게 했을 뿐입니다."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나요?
지금으로부터 3천 년 전에 중동지역에서 대단한 전투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블레셋이 전쟁 중이었고 두 명의 대표선수가 붙습니다.
골리앗(팔레스타인 블레셋): 키 2m93cm, 갑옷 무게 57 kg, 놋 단창 창날만 7kg.(성경 사무엘상 17:4-7)
다윗(이스라엘): 십 대 양치기 소년
*골리앗: 우월한 신체적 조건, 청동 갑옷, 칼과 창 / 갑옷을 입지 않은 얼굴 / 낮은 기동력
*다윗: 허약한 신체 / 돌팔매질 /높은 기동력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결정적 순간은 이렇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의 급소(두 눈 사이)에 물매돌로 정통으로 타격을 가함.
"손에 막대기를 가지고 시내에서 매끄러운 돌 다섯을 골라서 자기 목자의 제구 곧 주머니에 넣고 손에 물매를 가지고 블레셋 사람에게로 나아가니라. 블레셋 사람이 일어나 다윗에게로 마주 가까이 올 때에 다윗이 블레셋 사람에게로 향하여 빨리 달리며, 손을 주머니에 넣어 돌을 취하여 물매로 던져 블레셋 사람의 이마를 치매 돌이 그 이마에 박히니 땅에 엎드러지니라."(성경 사무엘상 17:40,48,49)
다윗은 평소에 양을 치면서 물매 돌을 던지는 데는 프로급 선수였습니다. 즉 다윗은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여 골리앗을 이긴 것입니다.
cf. 물매: 물매(sling)는 애들이 가지고 노는 새총(slingshot)이 아니다. 대단히 위협적인 무기다. 고대에는 물매로 싸우는 물매병이 있었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당신 안에 있는 탁월성의 원천을 묻습니다. 당신의 재능, 당신이 배움과 경험을 통해 얻은 능력,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는 힘을 묻습니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의미는, 인간의 의미 있는 성취는 오직 강점으로만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오직 강점만이,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조직의 목적은 평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비범한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드러커)
인간이 무엇인가를 성취하려면 시간, 자원,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모든 성취가 동일하지는 않지요. 성취는 탁월한 성취, 평범한 성취, 그리고 성취라고 할 수 없는 것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들을 나누는 결정적 요소는 무엇일까요? 바로 현명한 노력입니다. 시간과 자원도 중요한 요소지만 어느 정도는 갖출 수 있는 것들입니다. 현명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고 시간과 자원을 가치 있게 만드는 요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노력을 현명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강점입니다. 인류 역사를 이끌어 온 놀라운 발견과 발명을 생각해 볼까요? 모두 자신의 강점을 최대한도로 활용한 사람들 때문입니다.
물리학의 혁명을 이끈 아인슈타인은 상상력과 구상력의 대가였죠.
빛의 반사 실험에서 파동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 빛이 에너지 다발처럼 각각 떨어져서 움직이는 현상에 대한 해석에서 막스 플랑크는 특정 상황에서 나타난 특정 반응으로 해석했지만 아인슈타인은 빛이 실제로 에너지 다발(양자에너지)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빛의 이런 반응은 변칙이 아니라 기본 성질이라고 주장합니다. 기존 이론을 과감히 포기하고 역설과 모순을 포용하는 사고를 한 것이죠.
디지털 라이프를 이끄는 애플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는 실용과 혁신을 결합하는 미적 감각의 대가였습니다.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 애플,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폰까지. 제품은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아름다움과 기술을 결합한다는 콘셉트와 디자인입니다. 천재성은 강점이 최고의 수준에서 발휘된 것입니다.
두 번째 의미는, 누구나 자신의 강점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강점을 꼭 자신만이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부모님, 스승, 선배가 먼저 그 씨앗을 발견할 수 도 있습니다. 그런데, 강점은 자신이 인식하고 받아들일 때 비로소 자신의 강점이 됩니다. 강점을 통해 탁월한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오직 자신입니다.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는 동기를 정하는 사람도 자신입니다. 스스로 강점을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강점을 찾아서>
그렇다면 강점이란 어떤 것일까요? 어떤 일을 탁월하게 할 수 있는 인간 능력의 원천이 강점입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상황을 참아 낼 수 있는 인내력, 낯선 환경에서도 상황을 파악하고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신중함과 통제력 등. 강점은 인간의 잠재력이고, 계발을 통해 향상되는 특별한 자질입니다. 인간으로서 보편적인 것이고, 한 사람의 개인에게 특별한 것입니다.
<24가지 강점:'미덕과 강점/ 성격 감정 검사의 24 항목- 나의 대표 강점을 알아보자(24가지 강점 혁명)', 김주환/ 연세대 교수>
세 번째 의미는, 강점을 갈고 닦아 탁월한 성취를 꿈꾸라는 것입니다.
'아레테 arete'라는 말이 있습니다. '탁월함' 또는 '덕'이라는 고대 그리스 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마다 타고난 탁월함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구두수선공의 arete, 교사의 arete, 의사의 Arete, 기업가의 arete.....
그리고 그는 인간의 행복은 자신만의 고유한 탁월함=arete=를 충분히 실현하는 삶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즉 인간에게 본래 잠재되어 있는 능력을 원래 정해져 있는 목적을 위해 최고로 실현하는 것이 행복이고 미덕이라고 생각한 것이죠. 자신의 탁월함을 충분하게 실현하는 것, 그것이 행복이고, 인간에게 최고의 가치가 있는 미덕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탁월함을 실현할 때 인간 삶의 궁극적 목적인 행복함에 다가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 Arete (/ˈærətiː/; Greek: ἀρετή) in its basic sense, means "excellence of any kind". The term may also mean "moral virtue". In its earliest appearance in Greek, this notion of excellence was ultimately bound up with the notion of the fulfillment of purpose or function: the act of living up to one's full potential. <http://en.wikipedia.org/wiki/Arete. 2014.11.12.>
탁월함을 실현하는 삶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볼까요? 인간의 행복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행복은 그 자체가 최종적인 목적'이고 어떤 것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행복이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것'을 뜻하니까요. 결국 행복은 자신이 중시하고 바라는 결과를 달성하고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행복은 그래서 충만함과 같습니다. 내가 꿈꾸고 바라는 삶이 실현되는 것이니까요. 탁월성은 충만한 삶을 위한 필수 연료입니다. 약점, 부족한 것, 미흡한 것으로는 충만함을 얻을 수 없습니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묻습니다. 당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소중히 가꾸고, 탁월함을 추구하는 삶을 묻습니다.
"아! 20대에 이 질문을 받았어야 했는데" 이 질문을 듣고 제가 처음 떠 올린 생각입니다. 그때까지는 진정으로 깊이 저의 강점을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 주위 분들이 저의 재능을 얘기해 주셨지만, 나의 꿈과 미래를 강점이라는 렌즈로 생각해 보지는 못했습니다. 내가 시도했던 여러 일들이 그다지 좋은 결과가 왜 없었던 것인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로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시도했습니다. 경험을 쌓는다는 뜻으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탁월한 성취를 꿈꾼다면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삶을 진실하게 대하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았던 사람들은 자신의 강점을 겸손하게 이해했습니다.
피터 드러커, 비엔나에서 캘리포니아까지
20세기 경영을 만든 최고의 사상가로 인정받는 피터 드러커(1909~2005). 39권의 책을 저술했죠. 첫 번째 책은 30세에 정치를 분석한 책이었고, 이후 정치, 경제, 경영, 사회,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범주에서 깊이 있는 통찰을 담은 책들을 쓴 분입니다. 드러커는 글을 쓰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조언해 주는 사람으로 살았습니다. 이런 생애는 범상치 않은 삶입니다. 단지 성실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드러커는 자신의 강점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강점을 평생을 통해 계발한 사람입니다. 드러커의 강점은 관찰자로서의 통찰력입니다. 관찰자는 다른 누구보다도 무엇이 일어났는가를, 그것의 의미와 영향을 파악하는 사람입니다.
1. 보는 능력: 세계 내 다양한 현상 이면의 요소, 관계를 이해하고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
2. 생각하는 능력: 역사적 사례,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 이들이 미치는 미래의 흐름을 상상하는 지적능력
3. 표현력: 자신이 발견한 것을 정리하고 이면의 의미를 글로 쓸 수 있는 문장력
드러커는 책과 사람을 통해 세계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의 발견과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그것을 저술로 집대성했습니다. 그의 업적의 바탕에는 세계를 넓고 깊게 이해할 수 있는 관찰력이 있었던 것입니다. 드러커 자신도 자신을 관찰자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드러커는 3년마다 새로운 주제를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그가 생각하고 본 것을 보다 넓고 깊에 이해하기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드러커는 강점을 계발하는데 최선을 다했고, 최선의 지적 작업을 평생을 걸쳐 수행했습니다.
당신도 이 질문을 해보세요. 쉽게 답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강점발견을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조언합니다.
솔직한 자기 성찰을 한다.
강점은 당신이 했던 행동과 결과에 담겨 있습니다. 정직하게 다음 질문을 해 보세요:
내가 성공적으로 했던 일들, 사건은 무엇이었나?
내가 몰입하고, 집중하며 열정을 불태운 경험인 어떤 것이었나?
나를 아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칭찬하고 인정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나 스스로 나를 천하무적처럼 느끼게 하는 일, 업적, 성취는 어떤 것이었나?
사람들이 나에게 고마워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시간의 흐름을 잊을 정도로 내가 완전히 몰입했던 때는 언제였나?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당신이 성공적으로 했던 일들, 완전히 몰입하고 최고의 노력을 다했던 경험 속에 당신의 강점이 있습니다.
피드백 분석 Feedback Analysis
피드백 분석은 오래전부터 위대한 인물들이 사용한 방법입니다. 예수회의 창시자 이그나티우스 로욜라(Ignatius Loyola, 1491-1556), 칼빈주의의 창시자 제네바의 장 칼 방(Jean Calvin, 1509-1504)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매년 “생각주간”을 통해 비즈니스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고민하는 빌 게이츠도 있죠.
피드백 분석(feedback analysis)이란 중요한 결정이나 행동을 할 때, 자신이 기대하는 미래의 일들을 기록하고 나중에 실제 결과들을 갖고 기대와 결과를 비교, 평가, 검토하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채용 결정을 하면서, 자신이 이 채용을 통해 기대한 사항을 기록해두고 1년 뒤에 그 기대가 이루어졌는지를 검토해 보는 것이죠. 내가 그 사람을 채용한 이유대로 그가 행동했는가? 그의 업무성과로 볼 때 내가 기대한 수준인가? 등.
피드백 분석을 통해 매우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결론으로 강점을 파악합니다.
둘째, 강점을 개선하는데 필요한 행동을 고찰합니다.
셋째, “지적 오만”*(intellectual arrogance)을 바로 잡아줍니다.* 지적 오만은 사람을 “무능하게 만드는 무식”(disabling ignorance)의 원인입니다.
넷째,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는 교훈을 생각합니다.
다섯째,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파악합니다.
-강점을 갖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연구를 해서도, 임무를 맡아서도, 그리고 지명을 받아서도 안 된다
*필요한 최소의 능력마저도 갖고 있지 않는 분야
*타고난 재능도 전혀 없고, 기술도 없고, 심지어 보통 수준이나마 될 정도의 기회마저도 없는 분야
여섯째, 자기가 잘 못하는 분야를 개선하느라 애써 노력하지 않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당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질문입니다. 이 지구에서 당신의 발자취를 남기는 위대한 성취로 가는 첫 번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오직 당신만이 할 수 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당신의 목소리를 들어 보세요.
당신 자신을 새롭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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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애스쿠스 #007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오늘 나는 내가 하려고 했던 일을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