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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키바 문정엽 Apr 02. 2019

(3) 고객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고객이라?

아마도 당신이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면 이 글을 접하고서는 ‘뭘 또 고객이야?”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기업은 고객을 대단히 중시한다. 고객을 가볍게 여긴다고 말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 그렇다면 기업 구성원들은 ‘고객’을 잘 알고 있다고 간주해야겠지만 그렇지 않다. 당신은 진정으로 고객을 이해하고 있는가?

이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고객은 살아 있는 사람이고, 사람은 욕구의 총체로 늘 변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고객과 깊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지만 그런 기업은 언제나 어떤 산업에서나 항상 소수이다. 진정으로 고객을 이해하기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고객은 항상 연구되고 새롭게 조명되어야 하고, 가장 큰 관심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다. 그 출발점은 ‘고객이란 누구인가?’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먼저, 기업과 고객이 어떠한 관계에 있는 가를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마켓바스켓 이야기

마켓바스켓은 구멍가게로 출발해서, 매출 5조 원의 거대 슈퍼마켓 기업으로 성장한 미국 기업으로 100년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이 기업은 창립 때부터 저소득층을 위한 기업이 되겠다고 결심했고, 현재도 이 정책을 실천한다. 이것은 미국 내 다른 대형 유통기업과는 전적으로 다른 점이다(월마트, 쇼 앤 스톱, 웨그먼스 등). 은 1914년 1차 대전이 발발했던 시기에 그리스 이민자인 아타나시오스 디물러스 Athanasios Demoulous 가 설립한 양고기 전문 식료품점이 효시다. 아서는 자신이 낳은 6명의 자녀 중 조지와 마이크 디물러스에게 가게를 넘겼고 이들은 사업수완을 발휘해 15년 만에 구멍가게를 현대식 스타일의 슈퍼마켓 체인으로 변모시켰다. 이 기업은 초기부터 지역사회와 밀착한 사업모델을 유지했는데, 지역주민을 직원으로 고용하고, 저소득층을 위한 식료품점으로서 고품질의 상품을 저가격에 높은 서비스로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2015년 현재 마켓바스켓은 미국 3개 주(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메인)에서 75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민 200만 명 이상이 매주 쇼핑하며 45억 불 매출을 달성했다. 이 기업에 대한 외부 평가를 보자.
-평균 5인 가족이 마켓바스켓에서 쇼핑할 때, 연간 1500불을 절약한다 (전략자원그룹)
-마켓바스켓은 50개 대형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싼 식료품점이다 (미국, 컨슈머리포트)
현 CEO인 아서 T 디물러스는 창업자의 손자로 3대 CEO로 일하고 있는데, 그는 청소년 시절부터 점원으로 일을 시작했고, 사업에 대한 열정과 함께 경영진의 결정이 개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내다보는 능력을 소유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는 궁극적 목표는 기업을 키우는 것이고, 개인적 목표는 선량한 상인이 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마켓바스켓은 사람이 먼저고 식료품은 그다음인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철학에 따라 직원들은 우수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교육받고 있으며, 직원들은 진심으로 이것을 실천한다. 회사는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책임 수행을 장려하며 내부 승진을 고수하고, 이익을 공유한다. 고객에게는 품질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지역사회와 언론, 공급업체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하던 이 기업은 지난 2013년 위기에 빠진다. 기업을 공동으로 소유했던 가족 주주(조지의 후손으로 아서 S 디물러스와 그의 형제자매들, 총 50.5%의 지분 소유)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기업을 매각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의 뜻은 이루어지지 못했는데, 마켓바스켓을 지키려 행동했던 직원, 고객, 공급업체, 지역사회의 행동이 이들을 막았다.
마켓바스켓의 기업이념과 정책을 지지하는 직원들은 아서가 해임되자. 파업으로 저항했고, 고객들은 불매운동과 언론 광고와 SNS를 통한 후원으로 이 기업을 지지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했다. 또한 납품업체는 납품 거부로 지원했다. 결국 아서는 CEO로 복귀했고, 회사는 사람이 먼저라는 아서와 직원들의 공유된 가치에 따라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다. 고객이 기업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행동한 기업으로 마켓바스켓은 전설이 되었다.

                            “아서 T. 가 우리의 CEO다!” (출처: washingtonpost.com)


고객은 누구인가를 알고 있는가

앞서 말한 사례는 극적이지만, 한 기업이 생각하는 고객이 누구인가를 말해주며, 이에 따라 기업이 고객과 맺는 관계를 말해준다. 마켓바스켓에게 고객은 쇼핑객이 아니다. 함께 울고 웃고, 자신들이 봉사하는 살아 있는 사람이다. 마켓바스켓은 진정한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고객을 이해한다. 또한 고객은 진정으로 자신들을 이해하고,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과는 마음으로 우러나오는 관계를 맺는다. 단지 상품의 소비자로서 고객을 이해한다면, 그것은 관계를 맺는 대상이 아니라 기업을 위해 봉사하는 대상으로서의 고객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 관계는 동등한 주체 사이의 교류이고 교환이다.

이러한 고객 인식은 조직과 사명에 대한 생각이 바탕에 있다. 모든 조직에서 사명과 고객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사명을 실천하는 궁극적 이유는 고객을 기쁘게 혹은 삶을 변화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사명은 고객을 지향하고 고객은 사명의 실현을 증거 한다. 이 점에서 고객은 조직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고객이 없다면 조직도 없다. 그럼에도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적다. 필자가 만나본 경영자들을 보면, 의외로 고객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지 않았고, 단 하나의 고객이 아니라 여러 고객이 있다는 점을 모르고 있다.

고객이 누구인가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실제로 고객을 잘 알고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세계 최고의 경영학자인 드러커는 고객을 잘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경영자의 맹점을 자주 경고했다. 그는 실제로 고객을 만나고 고객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말 그대로의 행동을 요구한다. 당신은 어느 정도로 고객에 대해 생각하고 또 실제로 고객을 알려고 행동하고 있는가?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여러분 모두 아침마다 이불이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두려움에 떨며 일어나야 합니다. 여기서 두려움의 상대는 경쟁사가 아니라 고객입니다. 돈을 가진 사람은 바로 고객이니까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이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고객은 가장 명확하게 이해해야 하는 대상이다.

그렇다면 고객에 대한 정의를 살펴보자.


고객에 대한 여러 정의들

고객 정의 1: 소비자로서의 고객

고객은 상품(제품과 서비스를 포함)을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사람이다. 기업을 포함한 경제 조직들은 상품을 생산하고 고객은 상품을 구입한다. 고객은 조직이 제공하는 상품에 대해 가치를 인식함으로써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다. 고객은 조직을 존립하게 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존재이다.

이 정의는 고객이 조직의 출발과 존속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지만 충분하지 않다. 동일한 산업에서 고객이 다른 경우를 설명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미국의 아메리카 에어라인과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을 보면, 그들의 고객은 항공기를 이용하려는 사람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은 다른 고객을 상대한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의 고객은 상당히 넓은 범위에 걸친 직업을 가지고 있고, 가격에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는 사람, 장거리 여행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중저가로 단기여행을 필요로 하는 사업가나 직장인을 자신들의 고객으로 생각한다.

고객은 조직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그 어떤 조직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고, 조직의 모든 노력을 통해 반드시 만족시켜야 하는 특정한 사람들이 고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직은 특정한 고객을 스스로 선택하고 정의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관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만족시키려는 대상으로서 말이다.


고객 정의 2: 기업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사람

기업은 고객의 필요(수요)를 계발하는 것을 사업의 출발점이자 궁극적 목적으로 삼는다. 이것이 조직의 사명이다. 조직의 사명은 최종적으로 고객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달성되며, 고객은 조직의 존재 근거이자 사명 달성을 위해 만족시켜야 하는 특별한 사람이다.

이 정의에 따르면 고객은 모든 조직의 존재 근거로서 조직이 제공하는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원하며, 그것이 그들에게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리고 조직과 지속적으로 특별한 관계를 맺는 사람이다.

그런데, 최근의 변화는 또 다른 고객의 모습을 드러내 주고 있다. 수동적으로 상품을 소비하거나 기업의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을 넘어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새로운 정의가 등장하게 되는 배경이다.


고객 정의 3: 지지자 또는 파트너로 기업활동에 참여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서서, 상품에 대해 평가, 판단, 요구를 하는 존재로 바뀌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정보접근과 소통이 이를 촉진하고 있다. 저명한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는 이런 현상을 빗대어 고객을 프로슈머(Prosumer)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제 고객은 구매행위를 넘어서 조직과 적극적인 관계를 맺는 존재처럼 보인다. 지지자나 파트너와 유사하다..

지지자: 고객은 조직을 좋아하고 아끼고 친구로 생각한다.

파트너: 고객은 상품에 대해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조직이 이를 구현하기를 원한다. 또한 조직은 고객의 의사와 필요에 대해 적극적인 공유를 기대하고 참여를 촉진한다.

많은 사람들이 상품평가를 교환하고 기업도 평가한다. 또한 상품 생산과정에서 노동기준이나 환경기준을 지켰는지를 따지거나, 생산자와 공정한 거래를 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윤리적 소비자의 등장은 고객 인식의 변화를 잘 알려준다.

이제 조직과 고객의 관계는 상품의 판매-구매라는 관계를 넘어서 보다 광범위하고 적극적인 관계로 확장되고 있다. 조직으로 보면 더더욱 고객을 발견하고 고객의 욕구를 파악하고 고객과 관계 맺는 일을 어렵게 만든다는 뜻이다. 어렵지만 수용해야만 하는 사실이다.

이처럼 고객은 기업의 목적이자 존립 근거이다. 그렇지만 고객의 구체적인 모습은 변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에서 관계자로, 그리고 지지자, 파트너로서 말이다.

한편 고객과 관련된 몇 가지 용어가 있는데, 고객이라는 개념의 다른 특성을 말해주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고자 한다.

<내부고객 internal customer / 외부고객 external customer>

고객은 조직의 외부에 있고, 조직이 제공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으로서 조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사람이다. 외부고객은 이러한 뜻을 정확하게 표현한다. 반면 내부고객은 조직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사람으로서, 주주, 종업원, 이해관계자를 말한다. 광의적으로는 채권자, 투자자, 감독조직을 포함한다. 내부고객이라는 용어는 외부고객을 제대로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내부고객을 먼저 만족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확산되었다(만족한 종업원이 고객을 만족시킨다!).

<고객이 아닌 사람 Not-customer / 비고객 Non-customer>

고객이 아닌 사람은 어떤 조직이 제공하는 상품을 다른 조직에서 구매하는 사람을 말하며, 비고객은 다른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이다. 조직의 입장에서는 Not-customer, Non-customer 가 모두 중요하다. 그 어떤 조직이라고 해도(심지어 독점기업이라고 해도) 고객보다는 고객이 아닌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비고객은 상품에 대한 가치 인식이 변할 때 고객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별히 주목해야 한다.

예) wine 전문판매점: 고객이 아닌 사람(백화점에서 와인을 구매). 비고객(와인이 아니라 위스키를 구매하는 사람)

여기서 진정한 고객은 외부고객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내부고객이라는 말로 직원의 만족, 직원들 간의 협력에 주목하는 것은 좋지만 조직의 목표는 언제나 조직 바깥에 있다는 점을 망각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직원 만족은 외부 고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성과를 조직이 제공할 때에만 의미가 있지 않은가? 또한 비고객은 매우 중요한 존재로 특별히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고객이 아니지만 상황과 욕구의 변화에 따라 이들은 언제든 고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왜 이들이 고객이 아닌가에 대한 질문은 조직의 사업과 성과에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살펴본 것처럼 고객의 정의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핵심은 단순하다. 조직의 성립 근거이자 조직활동의 목적이 바로 고객이다. 조직은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 또한 고객이란 구체적인 욕구를 가진 살아있는 실체로서 특정 조직에게는 다양한 고객이 있으며, 고객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늘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 고객은 주어지는 존재가 아니라 기업 스스로가 고객을 선택한다는 점이다.  즉, 고객은 기업이 특별한 관계를 맺으려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제 고객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고객은 조직의 사명(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분명하게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이다.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이제 고객에 대한 일반적인 개념을 이해했을 것이다. 다음은 당신이 일하는 조직의 고객을 분명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즉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다.

고객이 누구인가를 제대로 정의하는 것은 조직이 해야 하는, 그것도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다. 고객에 대한 분명한 정의는 사명과 전략, 사업과 제품, 경영활동과 조직운영의 바탕이 된다.

먼저 이 질문에 대답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먼저 고객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단지 상품을 구매하는 사람(비영리조직이라면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으로 보면 하나지만, 고객의 구매행위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상품을 구매하는 상황에는 여러 사람이 관계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이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는 여러 사람이 관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터 드러커는 고객을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핵심 고객(Primary Customer)과 지원 고객(Supporting Customer))

고객은 “조직의 사명을 달성시키기 위해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이다.
<핵심 고객(Primary Customer)>
사명 달성에 직접 연결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효과적인 상품을 제공해야 하는 사람들
조직의 상품을 통해 삶이 변화되는 사람들
조직의 가치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기준점을 제시함
<지원 고객(Supporting Customer)>
핵심 고객 외에 조직의 사명을 달성하기 위해 만족시켜야 할 대상
핵심 고객과 연관되어, 중요한 관계가 있는 사람들
조직의 사명을 달성하는데 공헌하고 기여하는 사람들

이처럼 고객을 넓게 정의하는 것은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조직이 최종적으로 만족시켜야 하는 사람은 핵심 고객이다. 그러나 지원 고객의 만족이 없거나 부족하다면 핵심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다.


(머크의 고객 구분)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의 경우에 핵심 고객은 환자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고, 연구 과학자들을 핵심 고객(primary customer)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머크에서는 회사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이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펴내며, 각종 학술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마치 대학의 과학자들처럼 행동하도록 장려하는 것을 성공의 관건으로 실천한다. 이렇게 하는 목적은 획기적인 합성물의 발견, 그리고 머크의 영업ㆍ마케팅 그룹에 의한 상품화에 있다.  세계적으로 경쟁하는 제약기업으로서 신약개발을 가장 중요한 기업의 목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핵심 고객은 사업의 초점이고 자원을 집중하는 대상이고 모는 노력을 다해서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대상이다. 비영리조직의 경우에는 삶을 변화시키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가장 명확하게 정의되어야 한다. 다음 기업의 사례를 참조해 보라.

(사례)
월마트 Walmart
제공되는 서비스나 제품에서 가치를 찾는 매일매일의 고객
The everyday consumer who is looking for value in everyday services and products
스타벅스 Starbucks
높은 품질의 서비스와 더불어 높은 품질의 음료를 원하는 고객
The consumer who wants a quality beverage with quality service
미국 걸스카우트 Girlscout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만족시켜야 할 모든 소녀들
All the girls to be satisfied for the organization to achieve results

고객을 정의하는 올바른 접근방법

그렇다면 고객을 올바르게 정의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두 가지의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먼저 조직의 사명을 의미 있게 생각하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사명을 통해 삶이 변하는 사람, 사명의 실현을 가장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그다음은 조직의 강점과 자원을 고객의 니즈와 매칭 시키는 것이다. 고객이 아무리 원한다고 해도 조직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원이 부족하다면 결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은 당연하다. 성전을 지으려면 대리석과 건축가와 석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조건에 유념한다면 사명을 따르면서 조직이 갖고 있는 자원과 역량을 통해 진정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고객이 누구인가가 파악될 수 있을 것이다.

경영학에서는 고객을 세그멘테이션(Segmentation)과 타기팅(Targeting)을 통해 접근한다. 세그멘테이션은 기업이 접근 가능한 고객 범위를 제품 특성, 수요와 공급, 경쟁관계 등을 통해 정하는 것이고, 타기팅은 정해진 세그먼트에 대한 상세한 분석(잠재수요, 경쟁우위, 예상 규모 등)을 통해 최종 고객 그룹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 방법론을 잘 활용하라.   

그런데 분석적 방법론이 모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분석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리고 기업 상황에 따라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 그런데 분석이 기업의 고객을 정해 줄 수는 없다. 고객이 있기 때문에 조직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조직 또한 자신이 최선을 다해 만족시키려는 고객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일단 선택하면 모든 자원을 고객을 위해 투입한다는 각오를 바탕에 두고 말이다. 따라서 시장규모나 잠재적인 수익규모에 치중하지 말고 과연 선택한 고객(군)에게 그들의 바람을 탁월하게 만족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정직하게 답을 내려야 한다.

최소한 다음 4가지 질문을 해야 하고, 이 속에서 올바른 답을 찾아야 한다.

(고객 정의를 검토하고 재정의하는 질문)

①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핵심 고객, 지원 고객)

②우리의 고객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③우리는 올바른 고객에게 봉사하고 있는가?

④우리는 어떤 고객들을 추가하거나 빼야 하는가?

당신은 당신이 일하는 조직의 고객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는가?

핵심 고객과 지원 고객을 파악하는 일은 고객의 상황에 대해 철저하게 이해하는 일이다. 어떤 고객이 어떤 욕구를 가지고,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상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일지를 이해하는 것 말이다. 고객에 관한 지식이라고 말해도 좋다. 또한 고객 정의는 고객을 둘러싼 변화를 함께 보는 작업이다. 그 어떠한 일도 진공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 고객이 살고 있는 환경의 변화, 기술변화, 사회적 변화를 함께 살펴보고 현재 고객이 어떻게 달라질까를, 고객은 아니지만 환경변화에 따라 새롭게 유입될 고객이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고객 정의의 성공과 실패는 기업의 성공과 실패로 직결된다.

(제록스의 실패)
제록스(XEROX)는 사무용 복사기를 최초로 개발해서 성공시킨 대단한 기업이다. 복사기를 만드는 원천기술을 제록스가 개발한 적은 없다. 다만, 관련 기술을 복사기라는 새로운 효용을 가진 제품에 접목시키고 실현했다는 점에서 탁월한 기업이었다.
제록스는 초기에 고가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대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해서 승승장구했다. 그런데 복사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자 전략을 바꿔 대형 소비자, 즉 복사기의 대량 구입자 또는 높은 가격의 고성능 복사기 구입자에게 초점을 맞추었다. 제록스는 소규모 소비자들을 마다하지는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찾지는 않았으며 적극적으로 서비스하지도 않았다. 결국 소규모 고객들은 경쟁사의 복사기를 구입했고 이들이 이렇게 하도록 만든 것은 제록스가 이들에게 행한 서비스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크로아티아 관광위원회의 마케팅 실패)
1990년대 말에 크로아티아 관광위원회는 신생 공화국을 위한 관광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기로 작정했다. (중략) 그들은 타깃그룹을 ‘문화관광객들’로 정했다. 이들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나이 든 여행객들로 크로아티아 정부가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편안하고 고급스럽고 수준 높은 삶에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 대망의 고급 관광객들에게 부응하는 새로운 5성급 고급 호텔들이 속속 세워졌고 최고급 레스토랑과 다른 관광 인프라의 변화도 뒤따라 마련되었다.
그러나 떼를 지어 크로아티아로 줄줄이 몰려든 사람들은 체코와 폴란드의 배낭 여행객들, 그리고 가족들을 태우고 아드리아해 반대편 해안지방을 구경하려고 몰려드는 이탈리아 자동차들의 행렬이었다. 이 단체 여행객들은 그들이 목표로 삼았던 ‘문화 관광객’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자기들이 먹을 것도 싸가지고 왔고, 주로 캠핑장에서 숙박을 했다. 크로아티아는 관광객들의 목적지로 붐을 맞기는 했지만 관광위원회의 시각으로 볼 때에는 전부 다 엉뚱하게 다른 이유 때문에 왔다. 그때 그들은 최악의 결정을 했다. 사람들이 자기들 먹을 음식을 크로아티아 국내에 반입 못하게 금지한 것이다. (중략) 음식도 금지, 배낭족도 금지, 그러면 크로아티아는 다시 ‘제대로 된’ 관광객들을 유치하는데 집중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웃의 관광중심지인 이탈리아와 그리스 같은 나라들만 휴가지로 음식들을 싸가지고 여행하기를 원하는 고객들을 맞이하느라 신이 났다.
(중략) ‘잘못된’ 관광객들을 끌게 된 결과를 상쇄하기 위해서 고급 호텔들과 레스토랑들은 그들의 높은 예산에 걸맞게 아주 높은 가격을 손님들에게 물렸다. (중략) 이 나라는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경치와 엄청나게 많은 텅 빈 최고급 호텔과 레스토랑이 넘치는 나라가 되었다.

조직의 기대와는 다르게 원하는 고객으로부터는 외면당하고 엉뚱한 고객이 응답하는 일은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고객 정의는 CEO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여서 해야만 하는 일이다. 기존 고객에 대해서도 충실하게 질문하고, 또 현재의 비고객이 고객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당신이 일하는 조직은 어떠한가? 올바른 고객에게 올바른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가?


사랑이 변하듯 고객은 변한다

결국 고객을 선택(정의)하다 보면 조직은 기존에 생각했던 고객과는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고객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조직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니까.

고객은 항상 변하는 괴팍한 존재다. 고객이 변한다는 이 사실을 무시해서 많은 조직이 실패한다.

고객은 다른 무엇보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경영자는 종종 잊어버린다. 분석이 동반하는 함정이기도 하고 그 어떤 것도 언어로 표현되면 실제 세계를 떠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고객은 사람이고, 사람은 욕구, 희망, 불안, 기대를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사람의 욕구와 감정은 항상 변한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되는 이유다..

자동차가 마차를 이기고, 비행기가 철도를 이기고, 이동전화기가 유선전화기를 이긴 것은 기술 발전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원인은 고객의 변심(?)이다. 기업이 이를 원망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변심하니까 고객이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면 그냥 구매하는 고객이란 없다. 그래서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를 되풀이해서 항상 물어봐야 한다. 근본적이고 본질적인 부분에서 결과를 내려고 애쓰는 조직이라면 고객이 변화할 때 그에 맞추어 변화한다. 햄버거를 파는 미국의 맥도널드는 처음에는 부동산 개발업자와 매장 점주를 고객으로 생각했다. 프랜차이즈를 확장하기 위한 상식적인 판단에 따른 올바른 결론이었다. 그러다가 일반 소비자로 핵심 고객을 변경시킨다.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했을 때 맥도널드는 유일하게 주가가 상승한 두 개의 기업 중 하나였다(다른 하나는 월마트다).

마케팅은 자사의 고객을 기업이 모르고 있다는 가정에서 항상 출발해야 한다. 또한 조직은 어쩌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탁월하게 만족시켜야 한다. 마케팅의 대가인 필립 코틀러 Philip Kotler 가 한 멋진 말이다.


정리해보자.

기업의 목적은 고객창조에 있다. 고객은 조직에게 처음이자 끝이다. 존립의 기초이자 지향점이다.

고객에 대해서는 다양한 표현이 있다. 손님, 소비자, 내부고객, 외부고객, 클라이언트 등…… 표현이 무엇이든지 고객의 본질은 조직의 존립근거이며 고객을 만들지 못하는 조직은 생존하거나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고객은 조직이 제공하는 상품의 가치를 인정하고 반복적인 구매를 통해서 조직과 깊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다. 조직은 이러한 고객에게 봉사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자신의 자원과 강점을 통해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고객을 선택한다.

기업이 고객과 맺는 출발점은 제대로 고객을 이해하는 일이다. 이 일은 지속적인 노력을 요구한다. 고객은 살아있는 사람이고, 항상 변하기 때문이다. 기업은 고객이 누구인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항상 관심을 바치고, 노력하고, 경영자에서부터 모든 구성원이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고 고객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활동해야 한다.

고객을 올바르게 정의하는 것 자체가 큰 성과다. 히말라야 정상이 사명이라면 해발 5000m에 있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셈이다.  그다음은 고객이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가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고객을 제대로 알고,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실현하는 조직은 고객과 깊은 관계를 맺는다. 고객을 분명하게 이해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경영자와 기업은 성공한다.


 <Action Point>

1.‘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를 명확하게 질문하고 대답하라.

우리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누구인가?

우리 제품/서비스 사용자는 누구인가?

우리의 사용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 혹은 의사결정자는 누구인가?

우리의 고객/사용자의 주요 특징과 성향은 무엇인가?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고객 세그먼트는 어떤 유형인가?

2. 조직의 구성원들이 고객에 대해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라.

3. 미래에 고객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를 예상해 보라.

4. 고객을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 수 있는 가를 결정하고, 먼저 행동하라. (2000년대 초반 세계적인 소비재 기업인 피앤지(P&G)를 부흥시킨 앨런 리플리가 가장 중시한 일은 직접 고객을 만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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