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키바 문정엽 Apr 17. 2019

(5)마케팅

마케팅은 영업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

기업(사업)에는 두 가지 기본 기능이 있다. 그것은 마케팅과 혁신이다.
–피터 드러커


마케팅은 순수한가?

마케팅이라는 용어의 등장과 개념의 변화 속에는 산업의 발전과 경영의 발전이 담겨 있다. 자신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 등장한 이래로 마케팅은 점점 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과한 법이다.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이 마케팅에 대해 다양한 이론을 주장하다 보니, 모든 것이 마케팅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도 나오고, 결국 고객을 붙잡는 전술과 책략이라는 마케팅 회의론도 적지 않게 펴져 있다. 

마케팅은 조직의 핵심기능이다. 모든 조직은 자신이 제공하는 상품(제품과 서비스)을 고객에게 전달함으로써 비로소 조직으로서 일을 한 것이고, 마케팅은 고객을 획득하고, 고객과 소통하고,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기능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마케팅은 마케팅 부서에서 담당하는 부분적 기능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기능이다. 연구개발과 생산, 기획과 재무 등 조직 내 다양한 기능이 어떤 수준이든 간에 마케팅의 실패는 조직의 실패로 직결된다. 당신이 어떠한 역할을 조직에서 수행하든 간에 마케팅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조직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은 마케팅 콘셉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조직과 고객, 시장을 직접 다루는 유일한 영역이 마케팅이기 때문이다. “제품은 좋은데 마케팅을 못해서 실적이 안 좋아’라는 말은 무식함을 넘어 사업에 대한 무지와 무책임을 드러내는 말이다. 마케팅을 잘 못해도 성공하는 조직은 없다. 마케팅을 잘하는 것은 모든 조직의 기본 책임이다.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는 1954년에 저술한 경영의 실제에서 이미 이 점을 말했다. “기업의 기본 기능은 마케팅과 혁신이다”.


마케팅에 관한 여러 정의들

기업이 출현하면서 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어져 왔다. 자연히 여러 정의가 있어 왔는데 이 정의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케팅을 들여다보는 관점의 변화를 알 수 있다. 현재 자신이 지지하는 마케팅에 대한 생각을 점검해보라 

학계의 정의(미국 AMA, 마케팅학회)
1960년: 생산자로부터 소비자 또는 사용자에게 이르기까지의 재화 및 서비스의 흐름을 통제하는 기업활동
-상품 입장에서 마케팅을 생각하고 있다. 대량생산과 판매의 시대가 바탕에 있다. 고객은 기업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1985년: 개인이나 조직체의 목적을 만족시켜주는 상호 교환을 성립시키기 위하여 아이디어, 재화 및 서비스의 개념화, 가격결정, 촉진, 유통을 계획하고 수행하는 과정
- 마케팅을 교환의 관점(생산자와 소비자)에서 파악하고, 마케팅을 위해 수행하는 활동(상품개발, 가격, 촉진, 유통)을 중시하는 관점이다. 기업은 시장과 경쟁을 인식하게 되었고, 어떻게 상품을 고객들에게 차별적으로 인식하도록 할 것인가가 마케팅의 중심과제인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 노스웨스턴 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교수): 
Marketing is human activity directed at satisfying needs & wants thru exchange process. 마케팅이란 개인이나 집단이 제품과 가치가 있는 것을 창출하고, 이를 타인들과 교환함으로써, 자신들의 욕구와 욕망을 획득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하나의 사회적 내지 관리과정 
- 마케팅이 지향하는 핵심가치로서 고객의 욕구 충족과 마케팅 활동은 인간의 활동이라는 것을 강조
세스 고딘(Seth Godin, 마케팅 대가, 작가)
Marketing is a contest for people's attention. 
마케팅은 사람들의 주의/관심에 대한 콘테스트다.
-어떻게 고객들이 상품을 제대로 인지하고 이해하도록 할 것인가가 마케팅의 핵심과제라는 것을 강조. 인터넷이 제공하는 한계가 없는 정보유통과 교환의 시대에 마케팅이 처한 상황을 잘 말해준다. 

이 이에도 마케팅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있다.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무엇이라고 보느냐에 따라 정의는 다르다. 때로는 기업이 놓인 상황에 따라 중요한 특성을 다르게 보기도 했다. 마케팅 역시 기업의 기능이고 활동이다. 따라서 다른 상황에서 마케팅 콘셉트가 달라지는 것은 근거가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화제가 되면서 마케팅 4.0 등 새로운 마케팅 콘셉트를 주장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마케팅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드러커가 밝혀 냈듯이 마케팅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를 맺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말한다. 그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 마케팅 활동을 잘 수행하든(4P, 7P) 고객의 허락을 구하든(Permission Marketing), 인터넷 미디어를 잘 다루는(Internet Marketing) 지는 중요하지 않다.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  드러커는 마케팅을 딱히 이런 것이라고 정의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마케팅에 대해 그가 언급한 내용은 마케팅에 담긴 핵심 개념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마케팅의 목적은 고객을 너무나도 잘 알고 이해함으로써 제품이나 서비스가 저절로 팔리도록 하는 것이다.
The aim of marketing is to know and understand the customer so well the product or service fits him and sells itself. (Peter Drucker)

필자는 이 문장을 매우 좋아한다. 마케팅의 본질을 이렇게 명확하게 드러낸 문장을 필자는 아직 모른다. 드러커는 “마케팅은 영업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마케팅은 조직과 고객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본 기능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마케팅은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객의 욕구를 충분하게 실현하려는 관점과 태도와 노력의 총체다. 


당신이 생각하는 마케팅의 정의를 내려보라. 그리고 비교해 보라. 다음 기업들이 생각하는 마케팅 콘셉트는 어떠한지 평가해 보라. 

(기업의 시각)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 그것을 제공합니다(Marriott)
봉사하기 위해서 하늘을 나른다(British Airway)
귀하께서 만족하기 전에는 우리도 만족하지 않습니다(GE)
고객의 돈 가치만큼 가치, 품질 및 서비스를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JC Penney)
모든 방법을 구사하여 고객을 완벽하게 만족시키는데 헌신(L.L. Bean)
“판매한 제품이 완전히 닮아 없어지고, 고객이 계속 만족해야만 그 판매가 종료되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완전하게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한 제품을 반환하는 어떤 사람에게나 감사한다. 판매한 어떤 것에서건 우리는 불만족한 고객이 없기를 바라고 있다”


마케팅 콘셉트

위와 같은 마케팅 정의는 몇 가지 핵심 개념을 담고 있다. 마케팅의 최종 목표이자 본질은 상품이 저절로 팔리는 것이고, 이를 위해 마케팅이 구현해야 하는 핵심 요건을 말한다. 당신이 일하는 조직에서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실행되고 있는 활동을 평가해 보라. 그리고 ‘마케팅다운 마케팅’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라. 다음 개념은 마케팅에서 반드시 제대로 실현되어야 하는 핵심 개념이다.


차별화하는 것

마케팅의 첫 번째 요건은 자사나 상품이 고객들에게 ‘진정으로 다른 것’으로 인식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케팅을 통해 고객들에게 자사의 상품이 “내게 중요하고, 필요하며,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들은 이 차별화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기업이 또한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는 만큼 차별화는 점점 더 어려운 것이 또한 현실이다.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면 할수록 차별화하기가 어려운 것이 또한 경영 세계의 역설이다. 따라서 매우 혁신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이 바로 차별화다. 

결국 차별화에 대한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고객을 이해하는데 투자하고 자사만의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별화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고객 제공 가치 자체를 차별화하면서 다른 기업이 제공하지 못하는 독특한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가격 우위, 품질 우위 등 일반적인 경쟁 요소이지만 다른 기업이 따라오기 어려운 뛰어난 우위를 창출하는 것이다.


차별적 가치를 통한 차별화

미국 저가 항공사의 대표인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재미있는 경영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사실, 철저한 경영활동을 구현하는 실행력이 뛰어난 기업이다. 이 회사의 차별화 요소는 fun경영이 아니라 ‘하늘을 나는 버스’라는 독특한 콘셉트에 있다. 이 콘셉트는 사우스웨스트 에어라인은 중소도시에 허브 설치, 대규모 항공기업이 따라오지 못하는 스위칭 시간 단축(항공기가 공항에 착륙하고 청소와 정비를 한 후에 다시 이륙하는 시간, 팀 단위의 업무 책임 부여 등 경영관행을 철저하게 실행함으로써 구현한다. 항공서비스는 고가의 여행이 아니라 중소도시 간 이동을 위해 버스와 경쟁할 수 있는 저렴한 서비스로 탄생한 것이다. 


가치사슬을 통한 차별화:

경쟁전략론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는 기업이 가치사슬(value chain) 전체를 통해 다른 활동 방식을 선택/조합함으로써 차별화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원재료 획득 과정, 혹은 제조과정, 또는 마케팅 과정에서의 다른 활동 방식을 통해 독특한 차별화 우위를 획득하는 것이다. 

델 컴퓨터를 창립한 마이클 델은 조립과정에서의 시간 단축을 통해 “주문판매”라는 차별화 우위를 통해 80년대 PC 시장을 리드했다. 주문생산이 독특한 가치는 아니지만 델은 다양한 모델- -저가격- 배달시간 단축과 결합해서 높은 가성비의 개인 맞춤형 상품이라는 경쟁우위를 창출했다. 이와 같이 기업 활동 과정에서의 특정 부분을 다르게 함으로써 차별화 요소를 개발하는 것이다.  

마이클 포터, 가치사슬(VALUE CHAIN


고객을 중심에 두는 것

마케팅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고객이다. 기업은 단지 노력할 뿐이고, 그 노력이 수익으로 나타나는 것은 고객의 선택에 달려 있다. 평범한 이 사실을 기업은 종종 잊는다. 따라서 고객지향적인 조직을 만드는 것은 마케팅이 지향해야 하는 중요한 과제다. 상품에서 고객으로 마케팅 중심을 전환하고, 모든 구성원이 고객을 중심에 놓고 일하도록 하는 마케팅 문화가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문화가 바탕에 있을 때, 비로소 고객의 진정한 욕구를 이해하고, 이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미국 노드스트롬 Nordstrom의 고객중시 조직: 역삼각형 조직)
출처: 뱃시 샌더스 Betsy Sanders, 양영철 역, 신화가 된 전설적인 서비스, 미래지식, 2004.12.20
고객감동스토리로 유명한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은 기업문화를 형성하는 DNA에 고객 배려가 새겨져 있다고 평가받을 정도로 고객중시에 있어서 탁월한 기업이다. 이 기업의 역삼각형 조직도는 어느 점포에서나 볼 수 있다. 사무실과 구내식당은 물론, 출퇴근 기록기나 급탕기에도 걸려있다. 연말 보고서와 수많은 간행물에도 명시되어 있다. 이것은 노드스트롬의 강점을 말해주는 중요한 범례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조직의 모든 차원에서 이 그림의 의미에 걸맞은 활동이 행해진다는 것이다. 간단한 최선을 다해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기업의 헌신적 태도를 보여준다. 
노드스트롬 백화점, 조직도


기업의 '존재 가치'를 말하는 것 

상품의 속성과 기능이 고객의 요구에 맞도록 하는 것을 마케팅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더 이상 개념은 유효하지 않다. 마케팅은 기업이 왜 필요한 것인지, 기업 시각에서 보자면 ‘우리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해 말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것은 마케팅의 핵심 목표로서 기업을 브랜드로서 설명하고, 고객이 브랜드와 관계를 맺도록 한다는 것을 뜻한다. 뛰어난 기업은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있다. 최고의 브랜드는 고객들과 함께하는 실재로서 관계를 형성한다. 즉, 고객들은 기업의 상품을 자신과 떨어질 수 없는 하나의 생활로서 받아들인다. 다음 사례를  살펴보라.  

(최고 브랜드로서의 기업) 고객은 이 기업을 일상적으로 말한다.
구글링한다= 검색한다. *
페덱스하다= 서류나 화물을 보낸다*
코크를 마신다= 음료를 마신다
카톡한다= 온라인으로 대화한다
에어비앤비하다= 여행지 숙박업소를 찾는다*
주: *로 표시한 사례 출처:  ‘일의 언어-새로운 미래를 발견하는 문제 인식의 틀’,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캐런 딜론 저, 알에이치코리아(RHK), 2017


마케팅은 마케터가 하는 일이 아니다

마케팅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도 아니고 프로모션도 아니며 브랜딩도 아니다. 이들 용어들은 마케팅이 하는 일을 어느 정도는 설명해 주지만 마케팅 그 자체는 아니다. 마케팅은 기업의 기본 기능이다. 그리고 모든 구성원이 공유해야 하는 책임이고 과업이다.

마케팅은 최종적으로 기업과 상품을 차별화하고, 고객들이 이를 제대로 인식하도록 하며, 궁극적으로 기업이 고객에게 필요한 실재가 되도록 관계를 맺도록 하는 노력이다. 

또한 마케팅은 마케팅 부서의 전유물이 아니며, 이것은 가능하지도 않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기업만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고객은 기업을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상황 속에서 접하기 때문이다. 수억 명이 시청하는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에 수백만 달러의 광고를 통해 발신하는 광고든 아니면 늦은 시간 야근을 마치고 방문하는 편의점에서 만나게 되든지 말이다. 고객이 접하는 모든 상황, 고객이 기업과 상품을 인식하는 모든 접점에서 마케팅은 실행되고 있다.

마케팅은 고객을 최우선의 중심에 놓는 태도와 고객을 위한 가치 제공을 최우선으로 실현하려는 조직문화를 통해 제대로 실행할 수 있다. 

그리고 마케팅 콘셉트는 고객 콘셉트와 동일하다. 마케터는 따로 없다. 물론, 경영자인 당신이 바로 기업을 대표하는 마케터이다. 


<Action Point>

1. 당신이 일하고 있는 조직이 고객들에게 '무엇이라고' 인식되고 있는가를 평가하라.

2. 마케팅이라는 이름으로 실행되는 활동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실제로 효과가 있는가를  평가하라.

3.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를 하나 선택해서, 왜 당신은 그 브랜드를 사랑하는가를 생각해보라. 

4. 차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가장 중요한 몇 가지 행동을 테스트해보라. 

5. 고객중심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경영자로서 할 수 있는 책임이 무엇인가를 파악하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실행하라.  







매거진의 이전글 (4) 비즈니스모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