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노트"를 읽고
책의 구매 배경은 신림에 위치한 알라딘에 잠깐 들렀을 때 “거인의 노트”라는 책의 제목이 들어오면서부터였다. 책의 목차와 내용을 훑는 중에 평소 기록하는 것에 대해 의아했던 생각에 대한 글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그런지 인상에 강렬히 남게 되어 구매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유익한 내용과 “기록”이 주는 여러 가지 효용에 대해 알 수 있어 좋다. 이 회고를 작성하는 시점에서 책의 3분의 2 정도를 읽었는데 나머지도 꾸준히 읽어서 독서 노트를 작성해 놔야겠다.
- 9월 회고 중
나는 항상 노션에 "일일/주간/공부/독서/인생/할 일/인생썰전/회고/업무/기타 등등"에 관한 주제로 삶 전반에 걸쳐 무언가를 메모하는 중이다.
노션에 이토록 다양한 기록을 남기는 것은 기록을 통해"발전과 성취를 이뤄내자라는 것보다 "생의 타임라인을 기록하는 전시관" 정도는 남겨 "나"라는 사람이 세상 어느 한편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양한 기록이 쌓이게 되면서 발전과 성취를 이뤄내고 싶은 욕심이 조금씩 생겨났다. 매월 회고를 작성하게 되면 "이번 달도 뭔가 열심히 했구나"라는 감상을 할 때면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느끼기에 "발전과 성취"에 대한 욕심을 키웠던 것이다.
그러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중에 "기록"이라는 행위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됨으로써 근원적인 질문이 머리에 떠올랐다.
"나는 기록을 잘하고 있는가?"
스스로 내린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다"였다. 이 답은 노션을 P.A.R.A 분류에 따라 기록을 재정리하게 되면서 내린 결론이었다. 같은 제목의 페이지가 여러 카테고리에 걸쳐 흩어져있었고 이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페이지가 통합되었다. 일회 용기를 사용하듯 "기록"하고 있었음을 깨달았고 "기록"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거인의 노트"랑 마주하게 된 것이다.
내가 읽고나서 뽑은 거인의 노트라는 책의 중심 주제는 다음과 같다.
"기록"을 무기 삼아 삶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발전의 "영역"이란 걸 꼽아보자면 책의 목차에서 나타난 "성장/자유/집중/확장/공부/대화/생각/일상/일"이라는 9가지 영역이다. 각각의 영역에 대한 저자의 통찰과 그 영역을 "기록"을 통해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도 제시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은 챕터는 3장의 "집중"이라는 주제이다. 3장은 기록하기 위해 "평가"해서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책을 읽으면서 잘못 이해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으로 책의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를 타이핑하여 노션에 적고 이를 기억하려고 발버둥 치는 나쁜 습관에 정곡이 찔리는 듯했다.
"거인의 노트"를 다 읽고 나서 "평가와 선별"이라는 키워드는 비단 3장에서만 드러나는 메시지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키워드"를 통해 나에게 필요한 것만 남기고 그것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제부터는 책을 읽고 내용을 메모하든, 회의록을 기록하던, 할 일을 정리하던 "기록"을 할 때 너무 상세히 적지 말아야겠다.
책에 대한 아쉬운 점은 없다.
아쉬운 점이 없다니 거짓말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아쉬운 점이 없다. 추석에도 내용에 빠져들어 꾸준히 읽게 만드는 책이었고 또 그만큼 잘 읽히는 책이었다.
책의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아직 시행착오가 필요할 듯 싶다. "기록"에 대해 선명하지 않게 될 때쯤 다시 꺼내서 읽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