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하고 나서 보낸 첫 일주일이다. 그러나 이직에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다. 이직한 회사에서 개발방향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사통보와 실제로도 퇴사당했기 때문이다. 월요일날 출근하여 수요일날 퇴사당했기에 근무한 일수도 3일로 되게 짧은 기간이다. 그러한 이유로 인해 이번 일주일은 무념무상하며 시간을 보냈다.
3일이라는 짧은 기간 속에서도 배운 건 있었다.
“내가 회사에 안 맞을 수 있다”라는 사실이다. 이전까지는 “돈을 벌기 위해서는 회사에 무조건 맞춰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사고의 중심이었는데 이번 경험으로 인해 내가 쌓아온 전문성이 회사에서 요구하는 역량과 맞지 않는다는면 억지로 다닐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물론 회사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내가 가고 싶은 회사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탐색해 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퇴사를 통보당한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기에 집에 오는 길은 형언할 수 없는 중압감을 느꼈다.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던 도중 평소 자주 연락하고 지내는 후배랑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가 후배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형님 긍정적이면 어디든 희망은 있어요
그저 메시지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 상황에서 무엇보다 힘이 생기는 메시지였다. 단순하게 “긍정적으로 살자”가 아닌 “앞으로 이보다 더한 일도 있을 텐데 유쾌하게 넘어가자”라는 의미를 담아놓은 듯 보여서 “그래 별거 아니지”하면서 속으로는 “오히려 좋아”를 외치게 되었다.
마치며
이러한 심경의 변화를 겪고 나서 앞으로 뭘 해야 할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행동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는 “실업급여”를 신청하는 것이고 두 번째로는 “역량의 향상”이다.
“실업급여” 신청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명확한 단계가 있기에 복잡할 건 없다고 보이는데 “역량의 향상”은 다소 추상적이다. 지금 내게 부족한 역량과 갖춰야 할 역량을 어떤 방법으로 늘려야 할지가 주 고민이다. 이렇게 된 이상 일단 올해까지는 다시 취업할 생각이 없기도 하고 때마침 사이드 프로젝트가 곧 사업자 설립에 가까워지고 있어 초기멤버로 참여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는 것을 목표로 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