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의 다짐
연말 같지 않은 연말을 어영부영 보내고 새해 같지 않은 새해가 되었다.
그냥 이렇게 슬그머니 새해에 올라타고 싶지만, 그래도 달력이란 건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리셋'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고마운 존재이니, 나 스스로와 약속을 할 겸 올해의 다짐과 각오를 기록으로 남겨본다.
01. 삶의 텐션과 에너지를 주는 사람 되기
늘 무기력하고 지쳐있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좋은 사람들인 건 분명하지만, 그들과 만나면 내가 하는 얘기는 허공에 휘발되고 내 에너지까지 다 소진되는 느낌이 들곤 했다. 그들의 무기력함과 피곤함이 나에게까지 전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덩달아 무거워졌다.
감정이란 전염되는 법이니까.
반면 하고 싶은 게 많고 에너지가 넘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 나 또한 텐션이 올라간다. 도전해보고 싶은 용기가 뿜뿜 솟아나고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면서 에너지가 솟구치는 느낌이 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감에 신이 났다.
감정이란 전염되는 법이니까.
올 한해 다른 사람의 에너지를 뺏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들과 서로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텐션을 높이고 긍정 마인드를 확장하고 싶다. 설령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 해도 '태도'는 변할 수 있고 그 상황을 바라보는 '마음과 생각'도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주위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그 에너지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그러려면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니 올 한해 필라테스와 스트레칭도 꾸준히 하자. 건강 검진도 잘 챙겨서 받아야 함은 기본일 테고.
02. 시간을 아껴서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놀기
나이가 들수록 시간 가는 속도가 무서우리만큼 빨라진다. 눈 깜짝할 사이에 1년이 지났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 조금만 멍때리고 있으면 일주일이 후다닥 지나버리기 일쑤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니 하루가 48시간쯤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니 내일 말고, 다음 주 말고, 바로 오늘을, 지금 이 순간을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또한 열심히 일하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열심히 제대로 잘 놀고 싶다. 잘 노는 건 일을 잘 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생각. 잘 놀 수 있는 사람이 일도 잘 하고 마음도 건강할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투리 시간까지 야무지게 잘 쪼개서 좋은 사람들과 여기저기 많이 다니고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고 싶다.
그리하여 일과 여가의 비율을 55:45 정도로만 유지하면 좋겠는데, 가능하려나? 정 안되면 부디 60:40이라도 유지할 수 있기를.
03. 사람 귀한 줄 아는 사람 되기. 그런 친구한테 더 잘 하기
인생에서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며, 결국 시간이 마음이라는 걸 늘 절감하곤 한다. 특히 나처럼 비혼인 사람에게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주위에 살펴보면 '사람 귀한 줄 아는 사람'이 생각만큼 많진 않은 거 같다. '조만간 보자'는 사람은 많지만, 시간을 선뜻 내어주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나 역시도 그런 사람들에게는 딱 그만큼의 마음을 주고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과 굳이 관계를 끊을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애써 가까워지려 노력하고 싶지도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어쩌면 내 마음을 보호하려는 안전장비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생에는 그만큼의 거리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관계도 필요하고, 내 곁을 기꺼이 내어줄 수 있는 '사람 귀한 줄 아는 이'도 필요할 것이다. 그 관계의 거리가 어떠하든 최소한 평생 만날 만한 사람과의 관계에 마음을 쏟는 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부질 없는 관계에 애써 공들이지 말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한테 더 잘하고 싶다.
올 한해, 친구들에겐 신뢰와 의리를 지키고, 선배들의 조언에는 귀를 기울일 줄 알며, 후배들에겐 꼰대 같은 참견 대신 토닥토닥과 함께 지갑을 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문득 생각해 보니 예전에는 새해에 책 몇 권 읽겠다, 돈을 절약하겠다, 다이어트 하겠다, 뭘 배우겠다 등의 실질적인 성취지향적 목표를 세웠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이젠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게 된다. 사실 무엇을 하는지보다는 어떻게 하는지의 태도와 시선이 결국은 삶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포인트일 것이다.
아무래도 이젠 거창한 성취 목표보다는 주어진 시간 동안 하루하루 잘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나이가 되었나보다. 물론 이와 더불어 성취도 이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무튼, 어영부영 시작하게 된 2022년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신나게, 유쾌하게, 즐겁게 존버하며 잘 지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