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람이 Nov 18. 2020

남편에게

선인장 2


그대여!

 

당신의 온기를 누구에게 주었길래

 

그렇게 차디찬 가시 몸인가요?

 

가족에게 건네줄 간절한 불씨 위해

 

그을음 생색도 내지 않고 몇십 년을 하루같이

 

적막하게 홀로 태양의 심지에 타들어가며

 

흩트림 없이 가시를 뻗치나요

 

지난 상처를 가시 몸짓으로  돋아 내고

 

녹색심장으로 버티어 내면

 

이 기다림은 끝을 보일까요?

 

데면데면 섞이지 않는

 

모래알 같은 사람들을 토닥여

 

돌에 옭아매면 돌이 되어서

 

물이 옭아매면 물이 되어서

 

불꽃을 피워 올리니

 

그대는 괜찮다고 푸른 웃음 짓지만

 

내 눈물은

 

선인장 뿌리에 박힌

 

한 줌 흙이 되어갑니다




Pixabay


매거진의 이전글 입양된 16개월 아기 사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