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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Nov 17. 2020

입양된 16개월 아기 사망

-병원에 북어가 있다

마른 북어의 벌린 입은

죽음의 순간 질러댄

외마디 비명이 박제되어 있다

응급실 멍투성이 16개월 입양아의

죽음이 박제되어 있다

 

아기는

뚝뚝 떨어지는 링거액을 바라보다

퀭한 북어 대가리 눈이 되었다

 

북어 껍질처럼 오므라든 손과

거북등 같이 갈라진 입술

아기의 휘어진 신음 소리는

주사 바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머리와 쇄골 뼛조각에 금이 가는 악몽

내장 구석구석 파헤쳐진  멍투성이

 

가끔씩 의사의 호출기는 급브레이크를 밟고

딱딱한 눈곱이 끼어 있는 의사가

흐린 안경을 치켜 세울 틈 없이 차트에다

외력에 의한 복부손상’이라 적었다

 

하얀 차트 위 잉크가 목마른 겨울나무처럼 뻗쳐도

바늘구멍을 낼 곳이 없었던 시퍼런 핏줄엔

발그레한 미소가 흐르지 않았다

  

복부손상으로 인해

배에 가득한 분노의 핏덩이들이

세 차례 학대 신고에도

부실 대응한 이 사회 시스템에

터질 수나 있을까?

 

말라비틀어져가던 병원에

혈액 투여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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