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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Nov 16. 2020

신발은 흘러간다

-알바생의 독백

신발은

흘러간다

박혀 있던 아린 돌 뽑아내고

절뚝절뚝 흘러간다


고층 아파트 벽면에서 곡예를 하고 아침 출근 지하철역에서 짓밟히거나

기름때에 짓눌린  비린 울음이었다가

갈아엎은 채소밭에 주저앉은 흙덩이 되어서도

아낌없이 발의 운명을 끌어안으니


아픔도 익숙해져 흘러간다

울퉁불퉁한 세상과 부딪쳐

초승달 모양으로 닳은 신발

절뚝절뚝 흘러간다


가슴에 남은 발자국일랑 지우지 마라

덮쳐오는 바람에 멈춰 선 것도

흐르기 위한 것이니

신발끈일랑 놓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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