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람이 Nov 26. 2020

너는 꿈을 기억하는 길 위에 있느냐?

길이 비틀거린다


나는 똑바로 걷고 싶은데


길이 자꾸 비틀거린다



하늘을 떠받치는 반쪽 달의 허리를 졸라 메어


새벽으로 부풀어 오르던 길



박힌 돌 뽑은 자리에 땀과 땀으로 만나서


허물을 벗었던 길



땅 끝, 파도 끝도 마다 않고


온몸으로 부셔졌던 길



너는 꿈을 기억하는 길 위에 있느냐?



봄 햇살은 아낌없이 나무에게 주고


그림자만 드리워진 길



감정에 따라 솟구치던 태양을 등지고


서서히 익어가는 눈물을 참아 왔던 길



흙을 지키려는 나무뿌리의 생채기


낙엽과 함께 헐떡이는 길



하늘을 끌어안은 눈보라에  


푹푹 빠지는 발자국이 만든 길



넌 어디쯤에 이 길을 오고 있느냐?




매거진의 이전글 기차엔 재즈가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